세상이 원하는 일로 건너가는 중
한동안 중·고등학생들에게 진로교육을 접목한 환경교육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이 분야가 매력 있을까?”
그 이유는 결국 머니(Money) 때문이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직업은 단연 AI다.
돈도 AI로 몰리고, 이쪽 분야에는 아직은 ‘대가’라고 불릴 만한 인물이 적다.
그러니 미국 기술주를 이끄는 AI 기업들은 인재를 데려가기 위해
초봉 3~4억을 아끼지 않고,
우리나라 AI 인재들이 스카우트되어 나가는 현실도 벌어지고 있다.
물론 Job = Money라는 공식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돈을 많이 주는 일이 곧 ‘좋은 일’일까?
이 질문은 한 번쯤 붙잡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의 조금 다른 이야기
이본 쉬나드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고 한다.
“Good Life = Good Job.
그러니 지금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먼저 탐색해 봐라.”
여기서 핵심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우리는 그동안 진로를 이렇게 배웠다.
내가 좋아하는 과목, 잘하는 과목, 재밌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하려면 어떤 대학, 어떤 과에 가야 하는지,
또 그러려면 성적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여기까지가 우리가 익숙한 ‘진로 지도’였다.
하지만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
그 ‘세상’에는 누구까지 포함될까?
우리는 보통 사람만 떠올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고, 흙·숲·바람 같은 자연도 있다.
이 모든 생명들이 원하는 일이,
과연 AI를 이용한 로봇 개발일까?
자연은 그냥 그 자리에서 충분히 행복한데,
인간만 계속 ‘뭔가 이뤄야 한다’며 파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좋은 일과 좋은 직업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세상은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면 보인다
좋은 삶을 살면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
그 기회는 의외로 우리의 주변에, 지금도 존재한다.
우리는 ‘좋은 삶 → 좋은 직업 → 행복’이라는 공식을 믿으며 살아왔다.
좋은 삶을 위해 버텨야 하고,
좋은 대학을 가야 하고,
좋은 기업에 취업해야 행복해진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최고의 직업이 ‘AI 개발자’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AI가 AGI 시대로 넘어가면
데이터센터는 더 커지고
에너지는 더 많이 쓰이고
결국 지구의 평안은 멀어지며
우리 건강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럼 우리가 고민해야 할 Job은 무엇일까?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사는 행성, 지구를 지키는 일.
그래야 그 안에서 우리는
피어나고, 나누고, 먹고,
그리고 행복할 수 있다.
행복, 좋은 세상, 좋은 일.
이제는 이 세 가지를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는 시대다.
함께 알고, 함께 실천하고, 함께 바꿔가야 하는 시대다.
나는 지금 그런 일로,
그런 세상으로 건너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