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스며들다.

by 은하연

스며들다.

「동사」


「1」 속으로 배어들다.

추위가 뼛속에 스며든다.

배 안으로 물이 스며들었다.


「2」 마음 깊이 느껴지다.

뜨거운 온정이 온몸에 스며들다.

그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식탁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막내딸이 앉아 있고,

거실에서는 남편이 TV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막내가 팔을 이러저리 휘저으며

" 요기, 날아다니는 것이 왔다갔다 하니

잡으실려면 잡으세요."


했다.


그 말이 너무 웃겨서 웃다가

" 아빠한테 날라 가라고 해라."


그리고 남편을 향해 외쳤다.

" 여보~모기 보내니까 잡으세요."


남편의 대답이 들렸다.

" 모기를 여기로 보내 줘서 고맙소."


모기한테 가라고 한다고 해서 갈 녀석도 아닌데 이 상황이 재미있어서

박장대소( 拍掌大笑)를 했다.


모기를 잡으라는 딸 말도 웃기고,

내 말을 받아 주는 남편 대답도 웃겼다.


이런 작은 순간들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멀리 있는 행복을 찾으며 사는 삶이었다.

어딘가에 커다란 행복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행복을 쫓으며 살았다.

그런데 되돌아 보니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웃는 이런 순간들이

바로 행복이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소설 '파랑새' 에서 틸틸과 미틸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파랑새가 자기들이 기르던 비둘기였다는 것을 깨닫는 것처럼 행복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


소중한 것은 언제나 평범한 것들이며

행복은 조금만 다른 눈으로 보면

우리 안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상의 하루는 대단한 사건들 없이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발견하는 이런 작은 기쁨들은

내 인생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밥솥에서 내뿜는 밥 하는 냄새,

햇살이 가득한 거실의 따스함,

서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저녁마다 아무일 없이 집으로 오는

가족들의 무탈한 하루,

그리고, 가족들의 웃음소리.


무탈하게 보내는 일상의 하루가

바로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은 평범한 날들이 내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날들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살다보면 특별한 날도 찾아 오지만

평범한 날이 대부분이다.

결국 삶을 만드는 것은 별이 아니라,

별이 뜨기까지 기다려준 긴 밤 같은 날들이었다.


행복은 '찾은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뿐이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다른 눈으로 본다면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