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을 달래는 나만의 취미
나에게 소소한 취미가 생겼다. 하천을 산책하며 탐조하는 것이다. 새의 종류와 이름은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새들의 움직임을 쫓을 뿐이다. 유유히 수면 위를 떠다니는 모습을 보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온다. 전에 호기심으로 봤던 인터넷 무료 사주에서 나는 물 근처에 살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물(특히 하천)을 보면 자꾸 그쪽으로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겨울과 봄 사이의 계절이라 적당히 쌀쌀했고, 비 온 뒤라 약간의 비냄새와 함께 서늘함이 공기 중에 맴돌았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하천이 어쩐지 눈에 밟혔다. 그곳에는 까치를 비롯하여 저어새, 까마귀,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새까지 날아다니고 있었다. 서늘한 날씨, 하천과 산책로, 새들까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나는 까치가 보이는 곳으로 걸었다.
걷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냉이를 캐는 사람까지 모두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그 사이에 어울렸다. 살짝 숨이 차도록 빠르게 걸었다. 그러다가 까치가 보이면 속도를 줄이고, 살금살금 다가가서 가만히 서서 바라봤다. 까치들은 총총 뛰어다녔다. 푸드덕거리기도 하고, 고개를 숙여 먹이를 찾았다. 통통한 몸통, 윤기 나는 깃털. 몸통은 대부분 흰색의 깃을 지녔으나, 짙은 남색빛도 은은하게 보였다. 꼬리는 삐죽하니 새침해 보이기도 했다. 너무 귀엽다!
가끔씩 머리 위로는 삡삡! 거리며 날아가는, 아주 조그마한 새도 있었다. 참새일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미 멀리 날아가버려 자세히 관찰할 수 없었다. 흐린 날씨 속에서 하얀 저어새도 보았다. 가까이 가기도 전에 날아가 버렸지만,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라는 점에서 귀한 구경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km 좀 안되게 걸었고, 관찰한 새는 4~5종류다. 걷는 다리만큼 내 눈알도 빠르게 굴렸다. 운동하고, 소소한 취미생활도 하고. 건강한 시간을 보내서 뿌듯한 하루였다. 사실 요즘 하염없이 추락하는 기분이었기에, 이런 소소함으로도 힐링이 됐다.
까치는 길조로 여겨지는 새다. 운수대통, 행운을 의미한다. 그래서 유난히 까치에게 눈길이 갔던 걸까.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마음이, 나를 까치가 보이는 곳으로 걷게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