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사람과 대구 사람, 그리고 부산 사람
이상한 조합의 전말은 이렇다.
인천 사람과 대구 사람은 밀양으로 여행을 떠났다. 숙소에서 먹을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밀양의 한 마트를 찾았다. 마트 입구에 진열된 제철 딸기를 집어 들고, 맥주코너로 향했다. 적당하게 취할 만큼만 장바구니에 넣었다. 부시럭거리는 과자 봉지도 두어 개 골랐다. 그리곤 고민한다. 식사의 메인 메뉴는 어떤 걸로 해야 할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침샘을 자극하는 전기구이 통닭 냄새가 훅 들어왔다. 그들은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걸었다. 가까운 곳에 전기구이 통닭을 파는 트럭이 있었다. 통닭뿐만 아니라 목살도 판매하고 있었다. 깜깜한 저녁이었기에 천천히 돌아가는 닭은 유난히 빛났고, 번질번질하게 기름진 목살은 먹음직스러웠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통닭과 목살 사이에서 인천 사람과 대구 사람은 엄청난 고민에 빠졌고, 최종 선택권은 인천 사람이 쥐게 되었다. 인천 사람은 목살을 선택했다. 그들은 주문을 전달했고, 트럭 주인은 긴 꼬챙이에서 목살 한 덩이를 뽑아 일정한 크기로 자르기 시작했다.
인천 사람과 대구 사람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감탄했다. 진짜 맛있겠다. 내일도 먹고 싶다.
그때 고기를 자르는 사람이 한 마디 거들었다. 내일도 아마 여기에 올 거예요.
정말요? 아, 근데 저희는 여행 온 거라 내일은 떠나요. 못 먹어요.
어디서 오셨는데?
저는 인천, 이 사람은 대구 사람이에요.
그렇구나. 저는 부산에서 왔어요.
어머 진짜요?
부산 사람은 야들야들한 목살이 담긴 봉투를 내밀며, 나중에 부산 올 일 있으면 먹으러 와요. 부산에도 바베큐 가게 하거든요. OOO예요.
갈 일 있으면 꼭 들릴게요.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
짧은 대화를 끝내고 그들은 숙소로 돌아갔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맥주는 달달했다. 부산 사람이 알려준 대로 인터넷에 가게를 검색해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명함이라도 받아놓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타지에서 외지인들의 만남이라. 곱씹을수록 신기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이다. 평소에는 자신의 출신지를 내세우며 대화하지 않기에, 여행이라는 특수함이 만들어 준 경험이었다.
이제는 기대한다. 오늘 여행에선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