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쪽이에게 고하는 '진짜 마지막' 인사

잘 가, 그동안 고마웠어...

by 온작가

흔히 돌 전후로 졸업한다고 하는 공갈 젖꼭지, 일명 '쪽쪽이'...

그 말이 어려웠는지 언제부턴가 저희 아기는 '꼬꼬'라 불렀는데, 그걸 돌도 아니고 두 돌도 아니고 무려 26개월에 막 접어든 요즘까지도 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도요...


어린이집에서는 안 한 지 꽤 됐다고 하고 밤잠을 잘 때도 전혀 찾지 않는데 희한하게 아침만 되면 채 다 뜨지도 못 한눈에 촉촉한 눈물까지 머금고 '꼬꼬~~' '엄마 꼬꼬 줘~~' 했던 아기. 어제 낮에도 어젯밤에도 젖 먹던 힘을 다 해 잘 참아냈으니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 다만 5분, 10분 만이라도 일종의 보상을 해 내라는 귀여운 투쟁 같은 거였던 걸까요.


치아 모양이 이상해질 수 있으니 얼른 끊어야 된다고 했던 치과 선생님과 어린이집 원장님의 말씀을 거듭 되새기며 몇 번을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해봤지만 '으앙~' 울어버리며 '꼬꼬~~' 하는 그 표정과 목소리에 또 마음이 약해져 오늘 아침에도 그만 쪽쪽이를 또 물려주고야 말았었습니다. "오늘 어린이집 갔다 와서는 꼭 같이 버리자~'라고 하면서.



그런데 오늘 어린이집에 다녀온 아기와 간식을 먹다 말고 얼떨결에 결전(?)의 순간을 맞이했어요. 그 시작점은 도무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별 거 아닌 거였는데, 불쑥 "꼬꼬 이제 버릴까?" 했더니 선뜻 "응!" 하는 게 아니겠어요? 총알처럼 달려가 집에 남은 두 개의 쪽쪽이와 가위를 가지고 아기 앞에 앉았습니다.


신랑과 저는 아기의 눈치를 살피며 (이왕 늦은 거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길 간절히 바라며) 쪽쪽이를 자르는 시늉을 했는데 너무 아무렇지 않게 진짜 잘라도 된다는 아기.


'샥~' 소리와 함께 아기의 입 속에서 편안한 안식을 주던 쪽쪽이가 순간 두 동강이 났는데 우리 아기는 아주 쿨하게 손까지 흔들며 인사를 하는 거였습니다.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그런데 그 순간 제가 왜 울컥했을까요.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백일 무렵부터 바구니 카시트에 실린 채 어린이집에 맡겨지면서 어쩌면 아기는 오직 그거 하나에 의지하며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을지 모릅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는 동안도 쪽쪽이를 유독 세차게 빨아댔던 아기. 늘 그리웠던 엄마의 품을 그렇게라도 느껴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지...


아기를 낳고 젖양이 적지 않았지만 어쩐지 너무도 이상하고 낯설었던 그 느낌이 싫어서 단 한 번밖에 젖을 물리지 않았던 저... 젖몸살이 심하기도 했고 수술 부위 통증도 극심해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었지요. 일도 바로 시작해야 하니 '단유'는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대부분의 엄마들은 '본능'으로라도 한 번 더 젖을 물리고 싶어 안간힘을 쓴다던데, 저에겐 그런 것마저도 남의 얘기로만 여겨졌던 건 왜였을까요.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쪽쪽이와의 이별식은 어쩐지 짠하고 미안하고 뭉클했었습니다.


"나 대신 내 아기에게 평온하고 따뜻한 엄마의 품이 돼 줬던 꼬꼬야~ 잘 가...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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