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하찮은 시간들의 합에 관하여
30분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시간이다. 그 30분이 '매일' 쌓인다면.
나는 작년부터 수개월 째 '모닝 루틴'이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 기상 후 각자 정해놓은 루틴들을 실행해서 인증하고 서로 응원을 주고받는, 참으로 건전하고도 예쁜 모임.
루틴을 잘 지킨 날엔 자기 이름 옆에 '금메달' 이모티콘을 다는 것으로 셀프 칭찬을 하고 있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은 그 금색이 꽤 좋은 에너지를 전해준다. 물론 약간의 부족함이 있어 은메달, 동메달을 달았다고 속상하거나 기가 죽지는 않는다. 아침은 은이었어도 오후엔 금이면 되니까, 오늘 동이었어도 내일 은이면 또 한 번 성장하는 거니까. 그렇게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칭찬하고 때로는 자위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공동육아(아이 양육 말고 나 양육 ㅋㅋ)' 중이다.
내가 정해놓은 모닝 루틴은 이렇다. 7시 기상, 스탭퍼 하면서 독서 (밀리의 서재 어플 이용),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무엇이든 글쓰기.
매달 조금씩 변화를 주긴 했지만 독서와 글쓰기는 늘 포함됐다. 이것이 루틴을 지켜나가며 얻은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다. 내 삶의 최우선 순위에 대해 확신하게 된 것 말이다.
그리고 참으로 하찮아보였던 아침 20 ~30분들은 쌓이고 쌓여 책 2권이 되기도 했다. 이뿐이랴. 축적된 그 시간들은 내 꿈덩이를 자꾸만 굴려주었다. 이제 점차 선명해지고 있는 인생의 목적지를 향해. '죽을 때까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다소 애매했던 나의 목적지에 #에세이 #포토에세이 #북토크 #에세이선생님 #가족공저책출판 #부모님자서전출판 등의 해시태그도 달아주었다. 그 하찮았던 시간들의 합은 거대하고 눈부신 세계로 나를 데려가는 중이다. 그래서 얼마 전 '힐링나잇'이라는, 육퇴 후 루틴 모임에도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티비 앞에서 대충 버려지기 일쑤였던 밤 시간까지 제대로 활용한다면 내 꿈에 또 어떤 날개가 달릴까? 기대가 된다.
루틴 실행은 '굳이' 하는 것이다. 꼭 하지 않아도 되고 그 누가 알아주지도 않지만 '굳이' 하는 것. 40대 중반까지 살아보니 그 '굳이'에 내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키가 숨어있더라.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면 내일 아침부터라도 당장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루틴들을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