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소소하지만 의외로 힘이 센 주문
"우와~~ 진짜 예쁘다"
"이야~~ 이건 또 뭐야?"
"오~ 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육아에는 참 젬병인 내가 그래도 잘해 온 것 한 가지를 꼽자면 '어마어마한 감탄' 정도일 거다. 아이가 뭐 하나를 해도 눈이 곧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뜨고,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톤의 목소리로, 물개박수까지 쳐가며 호들갑을 떨어댔으니.
내가 내 부모님에게 받은 찬사와 칭찬의 힘으로 일찍이 꿈을 찾았고 25년째 그 꿈을 고이고이 꿰어오고 있는 것처럼 내 아이도 그러길 바랐다. 그게 그 어떤 영양가 높은 음식보다 이로울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아이에게만 감탄해 줄 게 아니라 나 스스로에게도 좀 감탄해 주는 건 어떨까.
아침부터 원고를 쓰고 혹시 비문이나 오타나 잘못된 정보가 없는지 소리 내서 읽고 또 읽고... 후배들의 원고를 꼼꼼히 검토하고 당일 방송이 최대한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쓰는 과정들이 때론 많이 버겁기도 했던 나다. 단 하나뿐이던 꿈을 이룬 삶을 사는 영광을 매일 맛보고 있다 해도 힘든 건 힘든 거였다.
그런 팍팍하고 아슬아슬한 일상의 사이사이에 감탄사들을 일부러라도 좀 욱여넣어본다면 최소한 1.5배 정도는 삶이 몰랑몰랑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의식적으로라도 감탄하고 미소 지으면 온전한 평화와 행복 그 근처쯤엔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했고 생각날 때마다 거듭해 보는 감탄. 다짜고짜 "우와~~"하며 시작하는 그것은 확실히 효과만점이다. 우선은 현재에 깨어있게 했고 늘 거기 있던 것들을 재발견하게 했다. 인생의 해상도를 확실히 높여주었다. 지금 눈앞에 놓인 생이 조금 버겁거나 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복되는 일과들이 미치게 지루하다면 돈 하나 들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게 하는 이것, '감탄'을 크게 한 번 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