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방송가에서의 멘탈 관리 법
얼마 전
후배 작가가 찾아와,
그녀에게는 나름 심각했던 고민을 털어놨다.
방송가에 입문한 지
이제 막 10개월 정도가 된 그녀.
일이 많고 잠을 못 자고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들고
밥 먹을 시간이 없을 때도 많고
그래서 좀 서럽기도 한
그런 것들은
'이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거란다.
문제는,
선배 작가의 밑도 끝도 없는 '돌발 막말'로
멘탈이 갈 곳을 잃을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모르겠다는 것.
요즘 막내 작가들,
나름 근무 환경도 많이 개선됐고
작가료도 그나마 좀 안정됐고
그래도 예전에 비해선
여러모로 좀 나아졌지만
내가 막내 작가를 하던 그 때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은 게
그런 부분인 것 같다.
선배인 게,
몇 년 더 일을 일찍 시작했다는 게
'벼슬'인 줄 아는
못된 버릇들.
'빨리빨리 착착착' 진행돼야
방송이 돌아가기 때문에
후배를 잡는 거라고들 하겠지만
사실은
'라떼는 말이야~
막내 때 이런 것도 했고
저런 것까지 했는데
넌 왜 안 해?'라는,
꼰대의 억울함이
어느 정도는 깔려 있을 거란 거,
인정하기 싫어도
사실일 것.
그 후배의 말은 그랬다.
일을 잘못해서
일적으로 꾸중을 듣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정말 '이유 없이'
인간적인 모욕감을 주는 건
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하느냐고...
방송을 오래 한 선배로서
내가 참 민망하고
미안해졌던 건 왜일까.
그건 당연한 관례니까
참고 넘겨야
서브, 메인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일...
난 이렇게 얘기해 줬다.
그 반응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어떤 식으로든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시도해 봐라...
싸우자는 식이 아니라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
'이렇게 말씀하신 건
제가 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제가 잘못한 부분을
다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렇게 좀 착하게 돌려서
그 부당하고 억울한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어필을 해 봐라...
그럼에도
인격적인 모독이 이어진다면
거긴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닌 거다
어떤 순간에도
네가 제일 소중하고
네가 너를 아껴줄 수 있어야
남도 너를 아껴줄 수 있다...
라고.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뭣 같은 성질머리를 가진
선배 작가뿐 아니라
연예인 매니저, 연예인,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숱하게
상상초월의 막말을
들을 일도 많을 건데
그럴 땐 꼭
가까운 선배 작가, 또는 피디 등
팀원과 상의를 하길 바라는 것.
그 '대화'라는 게
생각보다 많은 걸
해결해주기 마련이니까.
꿈, 물론 정말 중요하다.
이제야 막 꿈을 이뤘는데
어떻게 포기하냐며
가슴속 불덩이를 안고 있을지언정
입을 꾹 다물고
참고 또 참고 있는
그 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의 꿈이 계속 빛나려면
나의 몸과 마음이 괜찮을 수 있도록
내가 나를 지켜줘야 된다는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진정으로 꿈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나
막내 작가들,
혹은 이제 막 직장 생활에 입문한
모든 사회 초년생들이
반드시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