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어느 조연배우의 황망한 소식

이름을 불러줄게요

by 온작가



연예뉴스 작가로 일하고 있는 난

매일 오후 세 시 정도에

아이템 회의를 하는데,

내일 방송 아이템으로

이 배우의 갑작스러운 소식에 대해

다루고 싶다는 의견을 냈었다.


설강화 '여정민' 역의 배우 김미수...



김미수1.jpg


김미수2.jpg


방송 프로그램들을

모두 꿰고 있어야 하는

방송작가로서

조금 창피한 고백이지만...

<설강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김미수가 그간 출연한

<루왁인간> <하이바이 마마> 등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얼굴도 잘 몰랐고

이름도 생소했던 게 사실.


하지만

"너무 모르는 배우인데 꼭 해야겠어?"

하는 데스크의 핀잔에도

"뉴스거리가 너무너무 없어서요"

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이 배우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싶었던 이유는...


이렇게나마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인은 지금까지도

명확히 밝혀진 게 없지만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는

기사의 타이틀들이 암시하는 바를,

그저 조심스럽게 짐작만 할 뿐...


거친 연예가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은

'조연 배우'로 살며

얼마나 힘겨운 순간들이 많았을지...


방송작가가 아닌,

그냥 한참 언니로서

이렇게라도

방송에서

이름 한 번 불러주고

연기 인생 한 번 소개해 주고

사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었다면

너무 오지랖일까.




오늘은 그녀의 아버지가

딸이 한창 작품 활동을 하던 때

SNS를 통해

남겼던 짧은 응원 글들이 알려졌다.

김미수 아버지 글.jpg


딸이 새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자랑스럽게 응원 글을 남겼던 아버지...

아무리 작은 역할이었다 해도

아버지에겐

가장 크게 빛이 나는

배우였을 거다.


유명하지 않은 작가의 아버지인

우리 아빠에게도

언제나 제가 그런 존재인 것처럼.





김미수 님.


서른한 해 살며 만났던 세상이

마음과 다르게

흘러갈 때도 많았을 테고

그래서 때로 많이 아팠다면

이젠 조금 내려놓고

편히 쉬길 바랍니다.


당신이 세상에 남긴 작품들

한 편 한 편 다시 보며

이름 불러줄게요,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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