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잘 될 거야
작가 엄마표 '내 멋대로 책 육아'
어쩌다 얻어걸린 육아법
by
온작가
Jan 14. 2022
"작가 엄마는 어떤 책을 읽히나요?"
"작가 엄마는 책을 어떻게 읽어주나요?"
정말 많이 받아온 질문인데
사실 우리 부부는 이제 겨우 30개월인 아기에게 억지로 뭔가를 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설령 모두가 '최고의 육아법'이라 입을 모으는 '독서'라 할지라도 말이죠.
그저 아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게 자유로운 무대를 만들어주자는 게 저희의 지론이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는
책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잠들기 전 엄마와 함께 하는 독서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 읽어달라고 갖고 오는 책들을 성심성의껏 읽어줬을 뿐인데 별 거 아닌 거에도 까르르 웃으며 흥미롭게 집중을 하지요.
그러다 얼마 전엔
아기만의 공간인 텐트를 거실 한 편에 마련해 줬어요. 30개월쯤의 아가들은 자기만의 공간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해서 특별히 골라본 거였는데 처음엔 테이블을 넣어달라고 해서 패드를 보기만 하던 아기.
그런데 혹시나 하고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맞춰 좋아하는 책들을 세팅해 봤더니 한참을 앉아서 책에 집중하는 게 아닌가요?
그때부터 이 텐트는
우리 아기의 독서 공간이 됐습니다.
이렇게 책과 함께
작은 공간에서 하나가 되는 시간을 자주 가진 후 아기는 부쩍 질문이 많아졌어요.
똘망똘망 전집 중 <무얼 하고 있을까>
엄마가 아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있는 이 장면에서만 거의 10분 넘게 질문을 한 거 같은데,
"이 친구 데리러 나온 사람은 누구야?"
"왜 나오는 거야?"
"다른 아기들은 왜 나오는 거야?"
"다른 아기들은 왜
똑같은 옷을 입고 있어?"
"친구 가방에는 뭐가 들어있어?"
"엄마 가방에는 뭐가 들어있어?"
"엄마는 언제 집에 가?"
.
.
.
똘망똘망 전집 중 <무얼 하고 있을까>
엄마가 빵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는
"이 아줌마는 왜 빵집에 있어?"
"이 아줌마는 누구야?"
"이 아줌마는 왜 머리가 짧아?"
"집게는 왜 있어?"
"친구들은 뭐 사러 왔어?"
"친구들은 언제 집에 가?"
"이 빵은 어떤 빵이야?"
.
.
.
정말이지 '질문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책이란 걸 처음 읽어주기 시작했을 때부터 제가 늘 아기에게 질문을 해 왔더라고요.
활자 그 자체,
내용 그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 외에 아기의 일상과 연관시킬 수 있는 질문들을 계속 계속해 왔던 겁니다.
가령 저 빵집 책 같은 거라면
"와~ 하온이도 엄마랑
빵집 가본 적 있었지? 어떤 빵 먹었었지?"
"빵집 앞을 지나갈 때
어떤 냄새가 났었지?"
"와~ 빵 정말 많다
같이 한 번 세어볼까?"
이게 제 책 육아의
노하우라면 노하우일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는데
책 내용의 뒤 상황에 대해 상상할 수 있게끔 했었습니다.
책에서는
친구들이랑 어린이집에서 나란히 누워 낮잠을 자는 걸로 끝이 났다면 낮잠에서 깨어나서는
어디 가서 뭘 했을까
계속 얘기를 했던 거지요.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면
정말 마르고 닳을 때까지
반복적으로 책을 보여줬습니다
.
그랬더니 침대에서 보는
대부분의 책들은 문장째 외워서 제게 들려주는 수준이 된 우리 아기. 어린이집에서도
그런 식으로
친구들에게 들려준다며 원장님이 깜짝 놀라셨다고...
아, 그리고
아침에 깨울 때
아기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앉아서 낮은 목소리로 한두 문장 읽어주면 씩 웃으면서
뒤 문장을 말하거나
벌떡 일어나 책을 받아 들고
한참 보기도 하더라고요
.
이젠 눈 뜨자마자 책을 읽는 게 습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작가 엄마의 '내 멋대로 책 육아'
1.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2. 책 내용의 뒷 상황에 대해 상상해 보게 한다
3. 무한 반복해서 읽게 한다
4. 아침에 책을 읽어주며 깨운다
책 덕분인지
또래들보다 말도 훨씬 빨리 트였고 어휘력도 놀랄 때가 많다는... 어쩔 수 없는 도치맘^^
저 역시 저의 기억이 닿는 가장 어렸던 시절부터 '책'에 대한 중요성을 엄청나게 세뇌(?)당하며 자랐고
어린 시절 바짝 읽었던 책 덕분에 20년이 넘도록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는 것에 조금의 의심도 없어요.
하지만 사실 아직은 거창하게 '책 육아'라 이름 붙일 수준은 아니고 그렇게 할 생각도 별로 없답니다. (정말 열정적으로 책 육아하는 엄마들이 보면 정말 코웃음도 안 나올 우리의 일상ㅋㅋ)
다만
책과 엄마와 함께 하는 그 시간과 공간의 온기가 아기에게 뭔지 모를 행복감을 조금이나마 더해준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아요.
keyword
육아
엄마
독서
22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온작가
소속
한국방송작가협회
직업
방송작가
24년째 '글로 밥 먹고 사는 중'인 현직 방송작가입니다. 연예뉴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여섯 살 아기를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합니다.
팔로워
187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뭐가 그리 자꾸 미안하신가요
코로나가 내게 알려준 것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