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실패를 축하해주고 싶어

'완벽주의' 6짤 따님이 심히 걱정되는 엄마의 편지

by 온작가



엄마의 사랑스러운 '퍼피'~

어린이집에서 좋은 시간 보내고 있니?


봄방학 기간이라

친구들이 많이 안 나오니

너도 가기 싫다고

아빠 차에서 10분 넘게 울었단 얘길 듣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오늘은 엄마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니

마음만 먹으면

집에서 함께 있어줄 수도 있었지만

이미 수백 번 얘기했던 것처럼

엄마에게도 엄마의 삶이 있으니까.


몸만 네 곁에 있으면서

'계획대로 하지 못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걸 은연중에 너에게 표현하는 것보다는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저녁에 두 배 세 배 신나게 노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조금은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네가 행복하고

아빠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거,

이건 널 낳은 직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었던

엄마의 신념 같은 거야.




벌써 6살이지만

엄마에게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베이비인 하온아.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발표회를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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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를 준비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일같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심지어는 자면서조차

두 팔을 휘휘 저으며

율동 비슷한 걸 했던 너.


그 모습이 정말 대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까지 열심히 하진 않아도 되는데'

'좀 틀려도 되는데'

'좀 실수해도 괜찮은데' 싶더라.


그래서 발표회 전날까지 엄마가

매일 거의 세뇌를 시키듯

'실수해도 절대 창피해하지 마~

과정에 최선을 다 하지 못한 게

창피한 거지

실수한 건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야

어른들도 매일매일 실수하며 사는 걸'

이렇게 얘기해 줬던 거 기억나지?




드디어 발표회 날.

엄마는 회의를 좀 당겨서 하고는

부랴부랴 택시 타고 너에게로 향했어.


그날 아침 넌 등원을 준비하는 내내

너무 신나 하기만 했었는데

엄마는 왜 그렇게 떨렸던 건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단다^^


다음 달이면 초등학생이 될

큰 언니 오빠들의 사물놀이,

7살 언니 오빠들의 영어노래 율동...

그 뒤를 이어 무대에 오른 우리 강아지.


와~ 처음부터 끝까지

넌 정말 '완벽함의 정석'을 보여주듯

깔끔하게 해 내더라.

'사랑스러움의 의인화'란

바로 그 순간의 정하온, 너였어.


엄마는

파리나 나방이 날아들어도 모를 만큼

입을 헤 벌리고

누가 보든 말든

'정하온! 정하온!' 소리를 질러댔지.

비록 '극 i 성향'이어도

내 새끼 앞에선 창피할 게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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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조차

단 한 번 틀린 적 없던 동작들을

수많은 청중 앞에서도

그대로 당차게 보여주며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깜짝 놀라게 한 우리 딸.



그런데 하온아,

엄마는 너의 그 '완벽주의'가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


엄마가 네게 바라는 건

적절한 실패와 좌절, 결핍 속에서

좀 더 단단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거거든.


넘어져도 보고

아프다고 울어도 보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도 알고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한다는 건

무척 값진 일이라는 것도 알고...


그렇게 세상을 배우는 사이사이

울음이 터지거나

가슴 어딘가가 막 아파올 땐

엄마 아빠에게 달려오면 된단다.

우리가 있는 힘을 다 해 꼬옥 안아줄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딸~

네가 7살, 8살쯤 되면

엄마는 매일 저녁 네게 물어볼 거야.

"오늘은 어떤 실패를 경험했니?" 하고.

그리고 너의 실패를

진심으로 축하해 줄게.

"오늘도 한 뼘 더 성장했구나" 하면서.


이제 곧 우리 아기가 도착할 시간이 됐네!

우리 서로 최선을 다 한 하루를 자축하며

과자 파티라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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