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안타는 내 방식의 건강관리

by 플러스발상

난 다이어터다. 어렸을 때부터 잘 먹는데 잘 움직이지 않고 운동도 썩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래서 날씬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유일하게 날씬했던 시절은 갓 태어났을 때다. 몸무게가 2.8킬로였고 잘 먹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햄버거를 처음 먹어본 그날 이후로 내 몸은 무럭무럭 자라났다. 옆으로...

그렇게 과체중과 경도비만을 거쳐 20대 중반에 처음으로 몸무게가 70킬로를 찍었고 그때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때 석 달만에 20킬로 감량에 성공했다. 하루 600칼로리를 철저히 계산하여 먹었고 헬스장에서 주야장천 운동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라 가능했던 거 같다. 그 후 잘 유지하다가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으면서 다시 몸무게가 70킬로가 넘었고 내 인생 두 번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때 내 나이 34살이었다. 둘째가 4살쯤 돼서 몸이 아팠다. 생전 안 아팠던 무릎과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물리치료를 받고 나서 다이어트를 결심했다."이번엔 건강하게 빼보자" 10년 전에 20킬로 감량에 성공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자신 있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산과 수영장이 있어 매일 산에 오르고 수영을 했다. 물론 식단도 병행했다. 식단을 병행해야만이 살을 뺄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식단도 꼼꼼히 기록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그렇게 내 인생에서 가장 몸이 좋았던 시기를 맞이했다. 그때 생긴 복근이 지금도 있다.

그렇게 두 번째 다이어트를 성공했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루 3~4시간씩 했으니 당연했다. 아이를 돌보고 직장까지 다니며 그걸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부지런한 사람들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부지런한 성격은 아니었다. 번아웃이 오면 오래가는 타입이라 꾸준함이 늘 어려웠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흘러 한약다이어트도 해보고 올해 2025년이 올 때까지.. 열심히 줌바와 러닝을 병행했지만 예전만큼 살이 빠지지 않았다. 물론 건강은 했다. 건강한 돼지였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하니 살을 빼려는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다이어트는 우선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 반은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다.

일이 계약만료가 되어 다시 백수가 되면서 6월부터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엔 '똑똑하게 하는 다이어트'를 목표로 했다. '내 인생에 건강한 돼지가 되는 일은 다신 없을 것이야' 다짐하며 큰 옷들을 과감히 버리고 전에 입었던 작은 옷들을 옷장에 다시 걸어두었다. 반드시 올해 안에 저 옷들을 다시 입겠다고 마음먹고 어떻게 체중감량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다.

우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해 헬스장 pt를 등록했고 운동은 하루 2시간, 아침엔 러닝을 저녁엔 줌바를 하되 매일이 아닌 지속 가능한 루틴으로 계획을 세웠다. 나중에 일을 다시 하게 되면 할 수 있을 정도의 운동량만 계획한 것이었다. 그리고 식단관리하는 어플을 핸드폰에 깔고 기초 대사량에 맞추어 먹고 내가 먹는 양을 기록했다. 기초대사량을 아는 방법은 간단했다. 인바디를 재면 거기에 내 몸무게, 근육량, 나이에 맞춰 기초대사량을 알려준다. 그 기초대사량을 기준으로 식단을 짰다. 인간의 몸은 정직해서 내가 움직이는 만큼, 하루 대사량만큼 먹거나 덜 먹으면 살이 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하루 세끼를 밥만 먹어도 2000칼로리가 훌쩍 넘는다.

보통 여자들의 하루 기초대사량은 1200~1300 칼로릴 정도다. 우리가 하루 밥만 먹는 게 아니지 않은가? 중간에 출출하면 간식도 먹는다. 커피도 마시고 아메리카노 아니고 크림이 잔뜩 올라간 카페모카나 캐러멜 마키아토라도 마시는 날이면..

그렇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많이 먹는다. 어쩌면 유지만 해도 대단한 거다.

하루 세끼를 모두 밥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밥을 줄였다. 아침엔 간단하게 고구마나 그릭요구르트, 바나나, 삶은 달걀 정도만 먹었다. 300~400칼로리 정도 먹고 pt를 받으러 갔다. 아침을 다이어트하기 전에는 아메리카노만 먹던 나는 처음에 뭘 먹는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트레이너선생님이 아침은 적게라고 꼭 먹어야 점심이나 그 후에 폭식을 안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매일 챙겨 먹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억지로 라도 먹었다. 그렇게 먹고 점심엔 밥을 반공기 먹거나 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나는 지방이 적은 앞다리살이나 소고기, 연어와 함께 단백질 함량이 높은 빵을 같이 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빵순이인 나는 빵을 끊을 수가 없어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 저당에 칼로리도 낮은 빵을 찾게 되었고 냉동실에 사다 놓고 먹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식단에 넣으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계속할 수가 있었다. 같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예를 들면 닭가슴살 같은 거.. 질리기 마련이다. 나도 예전에 해봤지만 입에서 닭똥냄새가 나는 거 같고 퍽퍽한 식감이 너무 싫었다. 점심엔 500~600칼로리를 계산해서 먹고 저녁은 간단하게 단백질셰이크만 먹거나 삶은 달걀 등을 먹고 줌바를 갔다. 줌바는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많이 먹고 뛰면 속이 안 좋아져서 적당히 먹고 가야 했고 다녀오면 신기하게 배가 고프지 않았다. 물론 중간에 간식도 먹었다. 보통 구운 아몬드, 캐슈너트, 삶은 달걀, 그릭요구르트를 먹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 1주일에 1킬로씩 빠졌다.

그러다 정체기가 왔다.

그때 시작했던 게 '스위치온 다이어트'였다. 이미 식단조절로 식사량이 줄어들어 먹는 양이 줄어든 상태라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예상대로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1차 정체기를 극복하고 3킬로 추가 감량에 성공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스위치온을 하고 나면 몸이 적응하여 평소대로 먹어도 살이 안 찔 거라 생각했는데 난 더 감량이 필요했기에 살은 찌지 않았지만 더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두 번째 정체기가 찾아왔다.

이번엔 조급함이 문제였다.

이때 난 나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3개월 안에 10kg 감량'이라는 목표가 나를 압박했다. 전에도 다이어트를 많이 해봤지만 살을 빼는 방법은 안 먹으면 되었다. 그러면 살은 무조건 빠지니까... 하지만 이렇게 감량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요요가 올게 뻔했다.

그래서 루틴을 바꿨다.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웨이트에 더 집중하고 러닝도 인터벌로 하기 시작했다. 식단은 종류를 조금씩 바꿔가며 단백질 함량을 조금 늘렸다. 칼로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체중계의 숫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 자신이 만든 벽을 뛰어넘은 거 같았다.

그렇게 석 달이 되어 보건소에서 인바디를 재던 날, 전날 밤 설레어 잠이 오지 않았다. 아침에 집에서는 몸무게를 재지 않고 곧장 보건소로 향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전보다 2킬로가 빠졌고 그렇게 석 달 동안 9.2킬로 감량에 성공했다. 내가 더없이 좋았던 건 근육량의 변화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체지방만 8kg가 빠지고 근육량은 그대로였다. 이번엔 숫자에만 집착하며 무리해서 하는 다이어트가 이니라 내 몸을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 설계한 다이어트였다.

내가 생각했던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가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도 생겨났다. 이보다 뿌듯할 수 없었다.

예전에 20킬로 감량에 성공했을 때보다도 더 기분이 좋았다. 이번에 힘들이지 않고 철저히 내 계획하에 설계된 다이어트 루틴으로 체중을 감량한 것이다.

내가 배운 건 하나다. '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어떤 루틴이 나에게 맞는지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걸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누구나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난 절대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다. 운동을 좋아는 하지만 잘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했고 결국 해냈다.

누구나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혹여나 다이어트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내 몸부터 제대로 알자. 그럼 실패할 확률이 적다. 경험자로써 이건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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