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내가 가장 싫어했던 과목은 체육이었다. 그중에서도 달리기와 줄넘기는 유독 싫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40대가 되고 나서 달리기가 좋아졌다.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의 나는 러닝 전도사라고 불릴 만큼 주위 사람에게 달리기의 즐거움을 전염시키고 있다.
처음엔 1킬로도 뛰기 힘들었던 것이 뛰다 보니 조금씩 늘고 숨 가빠짐이 잦아들면서 호흡이 편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몸은 고되고 땀은 나지만 마음은 점점 가벼워진다. 물론 이 기분은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 달리다 보면 다시 힘들고 지치고 '언제 끝나나. 내가 왜 뛴다고 했을까.. 이제 그만 뛸까'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든다. 그런데도 완주 후의 그 개운함은 모든 걸 잊게 만든다. '내가 이만큼이나 달렸구나'하는 성취감이 몰려오고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 대견하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잡생각이 사라진다.
몸은 힘들지만 머리는 오히려 쉬고 있는 느낌이다. 뛰어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달리기는 나에게 힐링타임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나는 나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렇게 달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차분해진다.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덜 내게 되고, 작은 일에도 예전보다 훨씬 덤덤해졌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달리는구나.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구나.
달리기는 결국 나를 회복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뛰었으면 좋겠다. 그럼 세상도 조금 더 유해지고 나쁜 일도 덜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