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아이가 갑자기 하기 시작한 말이다.
그 이유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있다가 몇 번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걸 보니,
이제 주변 환경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한 발달 시기라서 그런가
그리고 내가 요즘 느끼는 것들과 맞물려서 그런가
그 다짐이 섞인 말들이 더 다가온다.
"엄마, 나는 나중에 결혼을 안 할거야. 그리고 아이도 안 낳을거야"
"엄마, 나는 나중에 아기는 안 낳을거야"
처음엔 "그렇구나~"라고 넘겼는데 아마 나도 그 이유에 대해
현재 나의 생각과 혹시 맞물릴까봐 겁이 났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왜?"
그랬더니 고개를 가로 젓더니 "힘들어보여서. 아이 낳아 기르는 것도"
아.
"혹시 엄마가 힘들어보여?"라고 떨리는 마음으로 물어보았다.
아마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건 아니야"라고 대답은 했지만 일하고 집정리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그러는 모습을
옆에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괜히 뽀족하게 아이들을 대했던,
어린데 크게 보았던 나 자신을 다시 반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는 것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너의 선택이야"라고 대답한 뒤
그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기도 하고 행복이기도 한지
부차적인 설명은 하지 못 하겠다.
그건 사람마다 다 다르고 또 여러 생각이 섞여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9살 인생을 산 아이와의 대화가 요즘 내가 생각한 것들과 비슷하여
마음에 오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