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일요일 늘 방문하는 한 카페가 있다.
아이가 수업을 받는 동안 약 두시간 정도 나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진다.
같은 목적으로 만나는 엄마 혹은 아빠들.
서로 모르지만 왜 이 카페에 있는지, 암묵적으로 다 안다.
그래서 그 일요일 카페는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다.
나도 그 두 시간을 나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바리바리 싸들고 간다.
책과 노트, 필통, 노트북.
책을 읽고 정리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늘 만나는 한 부부.
와서 각자 원하는 메뉴를 시키고
앞이 아닌, 옆에 자리앉아 이런저런 논의를 시작한다.
어쩌다보니, 고요하고 아늑한 카페라 한 부부의 대화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느낌이 드는데
아이의 교육이나 있었던 일을 아내가 쏟아내면
남편은 담대하듯, 듣고 해결방안을 알려준다.
그렇게 커피나 빵이 나오면 먹는 것에 집중한 뒤, 남편은 가벼운 운동을 하러 카페에
먼저 나서고 아내는 마저 잠시 혼자의 시간을 보낸다.
늘 같은 모습을 일여년 정도 바라본 것 같다.
답을 얻고 다시 안정화되는 대화의 여정을 보며 부부라는 것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집이 아닌, 한 카페에서 그 부부는 육아 고민의 답을 찾는 것 같다.
익명의 한 부부의 대화 내용이 재밌으면서도
조용히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