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애미

< 1 >

by 타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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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 사 온 징그러운 도마뱀 새끼는 하루가 다르게 몸이 커졌다.

그때마다 작아진 옷을 벗어제끼듯 몸피를 떨궜다.

허옇게 들뜬 껍질을 덜렁덜렁 달고 있을 땐 더, 더 징그러웠다.


다정은 인터넷에서 봤다며 각질처럼 일어난 몸피를 절대 일부러 떼지 않았다.

보기 싫어 몇 번이나 떼려고 할 때마다 같은 편인 얀띠가 귀신같이 나타나 말렸다.

어려서 선입견이 없는 건지 애가 특이한 건지, 다정은 그 모습도 귀엽다고 난리였다.


껍질이 떨어질 때마다 그놈은 오렌지색으로 진해졌다.

작을 땐 잘 보이지 않던 얼굴 테두리 가시도 점점 커졌다.

다정은 그것에게 까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얀띠가 주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놈의 특징인 가시 때문이라고도 했다.

제 에미를 닮아선지 말하는 게 똑똑했다.

인터넷 때문에 요즘 애들이 죄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정아에게 들으니 호주 사막에 사는 걸 밀매로 인니에 들여오는 모양이었다.

우리나라 개 농장처럼 교배시켜 알을 낳게 하고 부화시킨 새끼들을 판다고 했다.

그러니까 까시 놈도 호주가 아니라 생뚱맞게 적도에서 태어난 놈이었다.

그런 걸 애지중지하는 다정을 보니 비슷한 처지라 끌리는가 싶었다.

저도 생뚱맞게 여기서 태어난 새끼니까.

저도 까시 같다는 걸 다정은 알기나 할는지.


연락을 받고 이곳에 왔을 땐 이미 이혼을 마친 후였다.

정아는 그닥 사랑의 감정으로 결혼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그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한 사람이었고 결혼하면 사랑이든 우정이든 아무 감정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했다고.


내 꼴을 보고도 결혼이란 걸 하겠다 할 때부터 불안했다.

정아는 하나의 생활 방식쯤으로 결혼을 선택했다.

그래서 아이가 빨리 생긴 건 좀 당황스러웠다.

애가 잘 들어서는 체질인 건 예상 못 한 사실이어서 저도 놀랐고 그놈도 놀랐다고.


그놈이 놀란 이유는, 하지만 정아와는 달랐다.

어느 시점부터 그놈은 외도라는 짓을 하고 있었다.

개인 기사를 쓰고 개인차를 사용하는 이곳에서 외도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라는 걸 정아는 뒤늦게 알게 됐다.


(계속)



* 까시 : Kasih -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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