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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 연말부터 털이 없는 애완동물을 검색했다.
귀여운 동생을 바라지만 아빠가 없어서 불가능하니까.
강아지나 고양이를 갖고 싶은데 엄마는 내게 알러지 비염이라는 병이 있다고 했다.
알러지랑 비염이 있어도 키울 수 있는 동물에 파충류가 있었다.
손가락에 감길만한 작은 뱀을 찾아 보여줬을 때 할머니는 입을 떡 벌렸고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얀띠만 날 보고 웃어줬다. 아마 까까는 그때부터 고민했는지 모른다.
고민한 결과를 사 들고 우리는 날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할머니는 퇴근한 엄마를 보며 계속 투덜거렸고 까까는 죄진 것 처럼 할머니를 피했다.
가방을 든 채 우뚝 선 엄마 앞에 나는 플라스틱 통을 내보였다.
“할머니는 선물도 안 줬으면서.”
조그맣게 말했는데도 할머니는 티비를 보며 내 말을 들었다.
“내가 누구 땜에 더운 데서 고생인데, 니가 할미한테 선물을 줘야지.”
엄마는 피곤한 얼굴로 할머니를 쳐다봤다.
할머니는 뱀 새끼 어쩌고 계속 궁시렁거렸지만 목소리는 작아졌다.
엄마는 할머니만큼 말을 많이 안 하지만 우리 집에서 제일 무섭다.
사실 할머니도 엄마를 무서워한다. 티를 안 내려고 하지만 이제 나도 아는 게 많아졌다.
할머니는 항상 엄마를 보지 않고 중얼거리고 엄마는 할머니를 똑바로 보면서 말한다.
약한 사람은 센 사람을 못 쳐다보는 거라고 얀띠가 그랬다.
착한 까까는 그걸 알면서도 그렇다고 할머니를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둘 다 엄마 말을 잘 듣는다.
착한 우리, 나랑 까까는 귀여운 비어디를 보여주며 엄마에게 설명했다.
호주에 사는 이 도마뱀은 목 주위 가시 같은 비늘이 턱수염처럼 보여서 비어디드 드래곤이라고 불리지만 순전히 생긴 것 땜에 붙여진 이름이고 실제로는 평화롭고 온순한, 그래서 애완 파충류로 많이 키우는 동물이라고.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이 해츨링은 절대 뱀 새끼가 아니라고.
엄마는 생전 처음 보는 생명체를 신기하게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역시 욕하던 할머니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게 얼마야?”
엄마는 얀띠에게 물었다. 우리는 오십만 루피나 주고 샀다는 걸 할머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얀띠는 엄마에게 거의 귓속말처럼 말했고 할머니는 들고 있던 리모컨으로 슬그머니 티비 소리를 줄였다.
다행히 듣지는 못한 것 같았다.
“으이그.. 얼마든 간에 저런 걸 돈 받고 파는 놈이나 사는 놈이나..”
할머니는 다시 티비 소리를 키우며 계속 으이그 으이그 했다.
엄마는 신경 안 쓰게 하라고 나와 까까에게, 특히 까까에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너무 신났지만 크게 소리 지르지는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