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애미

< 2 >

by 타프씨

.


얀띠는 그놈의 회사 기사 소개로 시골에서 올라왔다.

기사의 먼 친척뻘 되는 사이라고 했다.


순진하고 착한 얀띠는 타지에서 임신과 출산을 한 정아를 정성껏 도왔다.

살갑진 않아도 잔소리 없고 현지인을 무시하지 않는 정아를 기사와 얀띠는 좋게 본 모양이었다.

독박육아 중이던 정아에게 그들은 고민 끝에 그놈이 하는 짓을 알려주었다.

썩을 놈은 아파트 근처에 싸구려 주택까지 얻은 상태였다.

바람피우는 놈을 태워다주고 태워오던 기사는 정아를 볼 때마다 양심이 찔렸다고 했다.


정아는 곧장 이혼을 요구했다.

여기 법으로 이혼하고 한국에 신고했다.

이혼녀가 된 정아는 갓난애를 안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또 한국인 얼굴에 먹칠하는 그놈을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사와 교민 사회에 까발리겠다는 정아의 날 선 협박에 그놈은 집을 주고 떠났고 정아는 젖을 떼고 현지 한국 회사에 취직했다.


가까스로 정신 줄 부여잡고 일련의 사건을 끝낸 후에야 정아는 고아 아닌 제게도 피붙이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원수 같던 엄마가 그제야 생각났다.

팔자도 유전인가 싶었다고 했다.

엄마 탓 같기만 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는데 제 깜냥은 작더라나.


어린 다정은 거의 종일 얀띠 손에서 크고 있었다.

작고 왜소한 얀띠도 고작 열여덟 어린 애였다.

시골 동생들도 제가 다 키웠다지만 우리 식은 아니었다.


다정은 자라며 나와 얀띠 언어를 헷갈리지 않고 똘똘하게 구별했다.

학교 들어갈 때가 되니 아는 것도 나보다 많았다.


“할머니. 까시 고향은 나무가 많지 않대. 바람이 너무 건조해서 초원이 되지 않은 평야래. 까시랑 엄마가 거기서 태어난 거래.”


까시 농장 얘기를 해주려다 진지한 별사탕 눈을 보고 그냥 삼켰다.


“여기처럼 햇볕이 엄청 쎄고 까시처럼 흙이 오렌지색이래. 코베니 아카시아랑 유칼립투스같이 잎이 작은 나무들만 살 수 있대. 따뜻한 바위에서 까시 아빠가 까시 엄마한테 이렇게 청혼하고 결혼했대. 거기가 바로 사바나야.”


다정은 고개를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요상한 자세를 흉내 냈다.

엉뚱방뚱한 가시나는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얘기를 까시한테 들었다며 뻥도 쳤다.

드라마 대사 마냥 니 딸은 내 딸보다 위인 듯싶었다.



(계속)


이전 05화6. 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