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다정

< 2 >

by 타프씨

.


어느 주말 엄마와 까시 밥을 사러 가는데 할머니가 따라나섰다.

엄마는 도착해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할머니는 알았어 알았어 했고 덩달아 얀띠까지 처음 온 가족이 외출했다.

그곳은 할머니가 잔소리할 것투성이라 우리는 좀 걱정이었다.


차를 세우고 밀웜을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는 맨발 애들과 닭들을 쳐다봤다.

할머니는 아이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홍홍 웃기도 했다.

엄마랑 한 약속 때문인지 걱정한 잔소리는 없었다.

밀웜을 받고 돈을 건네는 사이 할머니가 불쑥 주인에게 물었다.


“저게 귀뚜라미여?”


당연히 주인도 얀띠도 알아듣지 못했고 엄마가 인터넷을 검색해 물어보았다.


까시의 특식 귀뚜라미는 그렇게 할머니 덕에 사 올 수 있었다.

집에 가져온 귀뚜라미는 깊숙한 통에 잘 넣었다.

하지만 봉지 밖으로 튀어나온 귀뚜라미를 아무도 잡을 수가 없었다.

밀웜은 무섭지 않은데 톡톡 튀는 귀뚜라미는 좀 무서웠다.

까시를 사랑하지만 나도 얀띠도, 당연히 엄마도 손으로 귀뚜라미를 잡지 못했다.

소리만 지르는 우리를 보며 할머니는 쯔쯔했다.


“손톱만 한 거 놓고.. 얘들이 무섭지 니들이 왜 무섭냐.”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쑥- 손을 오므려 쥐었다가 옆에 있는 까시 집에 넣어주었다.


“와-”


할머니한테 놀란 건 살면서 처음이었다.


신기한 건 까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아는 먹이라는 듯 톡톡 튀는 그것을 능숙하게 잡아먹었다.


날이 갈수록 까시의 오렌지빛은 더 진해졌고 무늬도 점점 예뻐졌다.

우리는 까시 집을 두 번이나 바꿔줬는데 마지막 집을 주문할 때는 할머니도 돈을 보탰다.

우리는 두 번째로 할머니한테 놀랐다.

얀띠 말처럼 어쩔 수 없이 할머니도 까시 귀여움에 반한 것 같았다.


정말로 할머니는 더 자주 까시에게 다가갔고 안 좋아하는 척하느라 혼자 계속 잔소리를 한다고 얀띠가 알려주었다.

얀띠는 할머니가 혼자 떠드는 말은 못 알아듣겠다고 했다.

솔직히 나도 어떨 때는 잘 못 알아듣는다고 얀띠에게 털어놓았다.

하여간 착한 까시 덕분에 할머니는 조금씩 착해지는 것 같았다.


까시 덕분인 건 또 있었다.

우리 가족은 까시 덕에 자주 주말에 외출하고 있었다.

까시가 온 후로는 좋은 일이 많아지고 있었다.

우리 집은 점점 그렇게 행복해질 것 같았다.



(계속)



이전 07화8. 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