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이승훈 축하하기!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지난주 금요일 밤을 끝으로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 이번 고랩 4는 좀 더 특별한 의미의 시즌이었다.
자그마치 내 친구의 아들이 출연한다 했으니 말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가(나름!^^;)를 일삼던 내가 과연 똑같은 시선과 잣대로 이번 시즌을 대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즌을 평하자면, "평균의 우상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여한 아이들의 기본 실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탈락한 이유가 랩 실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 개성이 덜 하다거나 가사 실수, 신상논란 때문이었다.
마니아층의 전유물 같았던 힙합이라는 장르가 대중화되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경쟁하다 보니 평균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여실히 확인됐다.
그 말은 앞으로 이 아이들이 이끌 한국 힙합계의 미래가 밝다는 얘기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장밋빛 모습만 보여줬던 건 아니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랩을 못하지는 않지만, 그게 다인 것 같은 느낌. 자기만의 색깔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좀 더 기본기를 다져야 할 것 같은데, 다지기 대신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습들도 적지 않았다.
싱잉이 대세라 하니 너도나도 랩에 멜로디를 붙여 불렀다. 랩을 뱉는 게 아니라 노래를 불렀는데, 잘 부르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거다.
물론 싱잉에 최적화된 음색과 타고난 발성을 가진 참가자들도 있다.
지난번 쇼미 8의 원슈 타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원슈는, 랩도 잘한다.
이 프로의 출연진은 아이들이다. 내 자식과 동갑이거나 한 살 많거나 어린, 자식 같은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이런저런 시행착오는 충분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나이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봐야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과 스킬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번 시즌에도 눈물짓게 하는 가정사를 가진 아이들이 있었다. 지난 시즌보다 나았던 부분은, 랩을 한다는 것만으로 소위 '겉멋'을 부리는 아이들이 줄었다는 점이다.
연예인 데뷔하려면 이제 생기부를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할 정도로 학폭 논란이 시끄럽던 방송 초기, 한 출연학생에게 불미스러운 폭로가 제기되면서 몇 회 동안은 있으나 없는 것처럼 모자이크 화면을 접해야 했지만 그게 다 였다.
이후 몇몇 출연자의 sns 글과 행동이 잠시 문제시될 듯했지만, 멘토들의 재치로 잘 넘어간 모양새다.
이번 시즌의 한 축을 담당한 멘토진은 개인적으로 박수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더 콰이엇, 염따는 빼고) 멘토라기보다 좀 더 몸담았던 선배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서포트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특히 팀원 무대를 위해 백댄서까지 자청한 박재범은, 열정적인 힙합 CEO의 모습으로 중년 아줌마의 가슴을 또 한 번 설레게도 만들었다.^^ 역시 갓재범.
죄송하지만 지금까지는 서론이었다.
이번 시즌이 남달랐던 이유이자, 가슴 졸이며 시청하게 만들고 눈시울도 촉촉하게 만든 주인공, 내 친구의 아들이 이번 글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엘이라는 랩 네임 말고, 이승훈이라는 이름을 달고 참가한 이 아이는, 결국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 되었다. 설마설마하며 한주 두 주 흐르더니 결국 최종 우승이라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난 쪼꼬미 시절 친구였던 중학교 친구를 우승자의 엄마로 티브이에서 보게 되는 야릇한 경험을 했다.
내 눈에는 그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우리끼리는 그때에서 시간을 멈추기로 했다! ^^)
사전녹화 방송이기 때문에 출연자들과 가족, 관계자들에게 요구되는 계약사항이 있다고 한다.
사전 내용 유출 절대 금지.
당연한 게, 지난주 금요일이 최종 방송일이었지만, 녹화는 그 주 화요일쯤 이뤄졌으니, 이미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결과를 다 아는 셈이다. 그걸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면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다고 한다.
첫 방송을 본 후 친구와 통화를 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돈을 물어내야 한다는 말에 허걱 했다.
매주 방송이 끝나면 얼른 전화 걸어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런 방송 상황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민폐라며 뜯어말렸다. 요즘 애들은 도대체가 모르는 게 없는 것 같다.
승훈이는 도전 이유가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미 박재범에게 캐스팅되어 정식 계약한 고등학생 래퍼로 한바탕 유명세를 치렀지만, 그만큼 감당해야 할 무게가 생긴 셈이었다.
이제 고작 고2 아이에게, 쏟아지는 그 많은 댓글과 말들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유명한 회사인 만큼, 더 냉정하고 질투 어린 시선들이 많았던 것 같다.
승훈이와 동갑인 우리 큰 딸은, 예전엔 그냥 그렇게 보던 댓글이 달리 보이더라고 했다.
그냥 다 똑같아 보이는 연예인으로 가 아니라, 엄마 친구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그 애에 관한 댓글을 보니, 이상하더란다. 자기와 동갑인 아이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라 생각하니 더 실감 나게 느껴졌나 보다.
그 무게를 잔뜩 짊어지고 방송에 임했던 초반, 승훈이의 랩에서도 그 무게와 부담감이 느껴졌다.
증명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즐기라는 멘토의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던 모습은, 제작진이 2회에 걸쳐 떡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아니 한 번도 보기 안쓰러운데 왜 자꾸 그걸 써먹던지...!
다행히 그 말을 들은 후 승훈이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무대를 즐기기 시작했고, 다시 미소를 찾은 얼굴로 또래 친구들과 음악을 즐기는 고등학생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이번 시즌의 전반적인 특징은 훈훈함이었다.
경쟁구도에 있던 아이들 역시, 서로를 이기기 위해 애쓰는 모습보다는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다 같이 으싸으싸 하는 모습이었고
멘토들 역시 순수한 열정 가득한 그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마음은 똑같았겠지만, 적극성 면에서 다른 팀들과 분위기가 달랐던 더 콰이엇과 염따 멘토의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이 아이들의 모습이 흐뭇했던 건,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그 꿈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모든 아이들이 다 공부가 특기일 수는 없다. 우리 교육은 알게 모르게 우리 아이들의 특기를 공부로 한정 지으려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당장 20대만 지나도 깨닫는 게 있다. 하고 싶은 일은 결국 하게 된다는 거다.
그게 뭔지 빨리 깨닫고 일찌감치 준비한 사람은 빠른 출반선에서 시작하고, 뒤늦게 깨달은 사람은 좀 더 늦은 출발을 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70의 노인 심덕출도 어릴 적부터 간직했던 꿈의 발레를 결국 해내지 않았던가..!(나빌레라~)
분야만 다를 뿐 꿈을 선택하고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노력'이라는 과정은 모든 면에서 똑같다.
친구의 아들은, 이미 그 노력을 시작했다.
그 기특한 아이에게 고작 내가 해줄 수 있는 응원이 이 글뿐이라는 게 아쉽다.
승훈아! 그리고 친구야!!
너 무 너 무 축 하 해!! 화 이 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