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온도

단편의 단편

by 난나J

날이 차다。

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참 편안한 일이다。

나의 어떤 행동이 상대방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도 있는 여지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조금은 더 솔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정말 솔직해지고 싶을 때에도 늘 마음으로 경계하며

나중에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게 어려운 것은

아마도 그 선을 넘을까 각자가 내심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모르는 상대가 그 말로 인해 나를、 나의 생각을 오해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말이 지나는 여러 장애물들이 사라진 덕에、

우리들의 말의 속도는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그동안 어찌 안 만났나 싶게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다。

혼자 삼킨 말들이 각자 참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해가 바뀌어 거의 몇 년 만에 보는 것이었지만

마치 매일 만나 수업을 듣고、 밥을 먹었던 그때 그 시절이 바로 어제였던 듯

속을 터놓고 편안하게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소식을 나누었다。


못 본 사이 서로 경험한 인생길의 쓴 맛을 웃음으로 승화하며、

혼자 마음 닳았던 일들을 꺼내놓고 위로하고 나니、

짧지만 강한 치유를 경험한다。

오래 묵은 사람들의 힘은 이런 것이구나。


힘내고 버텨야 하기에

점점 단단해지는 것만 같던 나의 마음이

따뜻한 온기에 조금은 말랑말랑해진다。


’ 이제는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는 한 녀석의 말에

일제히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 우리들、

열두 시 종이 땡、 하고 울리면 돌아가야 하는 신데렐라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 몇 시간 덕분에

또 한참을 더 힘을 내서 살아갈 텐데、

우리는。


우리는 1년에 2번은 봤으면 좋겠다는、

꽤 소박한 것 같지만、 살아보니 쉽지 않은 기대도 함께 꺼내보며

’ 반팔 입을 때쯤 만나자’는 우리끼리의 약속을 건네며 헤어졌다。


오늘의 만남、 참 따뜻하고 담백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위기의 2025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