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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사삭 Nov 20. 2020

K-Mobility Road, 모빌리티적 삶의 조건

Beyond Mobility - Vol. 1


이동 수단에서 서비스(MaaS)로의 진화



(자동차 덕분에) 아이들이 몇 마일을 걸으며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일하는 공장 근처에 살지 않아도 출퇴근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자동차와 미국의 도로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자유'를 선사해주었습니다.

<The American Road> 중


1953년 미국 포드사는 도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The American Road>를 만들어 미국 정부에 도로 건설 지원을 촉구하였습니다. 통행을 위한 길이 중요했던 이유는 당대 자동차의 목적이 이동 자체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4차 산업혁명의 등장은 자동차가 단순한 '탈 것'이라는 인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내연기관에서 수소와 전기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는 자동차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부상하였고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차는 스마트한 삶을 위한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서의 자동차(CaaS, Car as a Service), 나아가 이동과 연계된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모빌리티까지 서비스의 개념(MaaS, Mobility as a Service)으로 접근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확장된 시공간으로서의 모빌리티


자동차가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는 소유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동차를 소비하고 이용하는 '방식'이 중요해졌습니다. 자동차를 소유하거나 공유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동의 여정을 설계하는 경험으로서, 모빌리티는 이동의 공간이자 시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STAGE X 드라이브 인 콘서트 (출처: HMG Journal)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자동차에 '안전'이라는 요소 또한 추가하였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낯선 이들과 거리낌 없이 즐겼던 각종 행사가 야외로 나왔습니다. 넓은 공터에 정차된 차 안에서 즐기는 콘서트와 모임이 활발해지고, 안전한 거리 확보를 위한 드라이브 스루 검진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는 이제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편의를 제공함과 동시에 나의 안전, 서로의 안전을 도모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적 삶에 의한, 삶을 위한 도시의 조건


도로 건설의 확장을 주장했던 1950년대 포드사의 사례를 현재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자동차 제조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향하는 HMG의 비전에 맞추어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한 시점입니다. 인도와 차도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변화하는 모빌리티 양상에 비해 너무나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나요.


CES 2020에서 현대차가 발표한 미래 도시 (출처: HMG Journal)


이제 도시는 걸어 다니는 사람만이 행위자(agent)가 아니라 전동 킥보드, 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차량, 도심 항공운송수단 등 다양한 이동의 단위를 수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CES 2020에서 현대차가 발표한 미래 도시를 예로 들면, UAM을 위한 항공교통법의 재정비, 새로운 도로의 모습, 인도와 차도를 뛰어넘는 제3의 도로 등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위한 도시 인프라는 필수적입니다.


이어 퍼스트와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는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장과 도로 교통의 혼잡을 야기하지 않는 공유 차량용 정차 방식, 땅이 아닌 하늘길을 이동하는 항공운송수단용 이착륙 공간이 함께 구성되어야 합니다. 드라이브인과 드라이브 스루 등 자동차와 함께하는 삶을 반영하는 시설이 더욱더 필요해질 것입니다.





The Korean Mobility Road


2020년 모빌리티 솔루션의 혁신과 동시에 모빌리티를 일상화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제안할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처럼 발전하고 진화하는 똑똑한 자동차를 수용하기 위해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요.


어디에서든 접근 가능한 모빌리티 서비스에는 공항, 환승센터, 정류장 등 기존 인프라의 혁신이 요구됩니다. 충전시설 때문에 망설이는 전기차 주행, 주차할 수 없는 도심 항공운송수단, 사람과 퍼스널 모빌리티로 혼잡한 인도 위 모습을 상상하며 모빌리티를 위한 인프라 확충 방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서비스 이용 수준과 무관하게 삶 그 자체로서의 모빌리티를 가능케 하는 도시, 2020 <The Korean Mobility Road>에 대한 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유영이


이 칼럼은 이노션 월드와이드 모빌리티사업팀에서 매 분기 발행하는 <Beyond Mobility>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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