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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사삭 Mar 29. 2021

맥락을 고려하는 서비스, 모빌리티 큐레이션

Beyond Mobility - Vol. 2


선택을 권하는 사회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라고 합니다. 태어나서(Birth) 죽을 때(Death)까지 선택(Choice)의 연속입니다.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등 모든 것이 선택입니다. 수많은 옵션에서 개인의 결정으로 하나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고 그게 바로 자유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먼저 다른 이야기를 꺼내 보겠습니다. 과거 지상파(KBS1,2 / MBC / SBS / EBS) 5개 채널만 있었을 때 고객의 선택은 매우 쉬웠습니다. 선택할 거리가 너무 적었던 탓이죠. 


그러다 케이블 / IPTV 채널이 생겨나면서 고객은 선택의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한 예로 S사의 IPTV 기본 상품은 채널만 180개입니다. 5개에서 180개로 무려 36배가 증가했습니다. 고객은 이제 선택을 하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기존보다 36배의 노력을 더 쏟아야 합니다.


Source: SK Broadband





서비스 개인화의 명과 암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약 10년 전에는 포탈 화면을 고객에게 주고 개인화시키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네이버, 네이트 모두 그랬습니다. 처음 기획 의도는 이거였습니다.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면 정말 다양한 시작 화면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그러면 거기에서 나오는 고객의 취향 데이터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그랬습니다. 저도 네이트 기획 멤버 중 하나였으니까요. 막상 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극소수의 고객만 시작 화면을 다양하게 꾸몄고, 거의 대부분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고르고 선택해야 할 게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택해야 할 것이 많으면 고객은 오히려 아무 선택도 하지 않게 됩니다. 마치 경제학의 한계효용의 법칙과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의 선택권이 있으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일정 개수를 넘게 되는 선택은 오히려 혼란을 주는 것입니다.


Source: Nexflix.com


하지만 컨텐츠와 서비스의 시대에서 사용자는 선택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Pain Point를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컨텐츠 큐레이션입니다. 


넷플릭스가 좋은 사례입니다. 수많은 컨텐츠 중에서 유저의 취향을 분석하여 적합한 컨텐츠를 골라서 추천해 주었기에 넷플릭스는 세계 1위의 OTT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모빌리티의 큐레이션


이제 모빌리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직 모빌리티의 시대가 완벽하게 오지도 않았지만, 이미 수많은 서비스들이 나와 있습니다. 호출 앱이라 불리는 카헤일링 서비스만 해도 한국에서만 타다, 온다, 티맵, 카카오, 반반, 마카롱 등 많은 브랜드가 떠올려집니다. 


이러한 수많은 서비스 중 하나를 고객의 상황(Context)을 분석해서 추천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Source: Mobilt Marketing Magazine


모빌리티의 핵심 중 하나는 MaaS입니다. 모든 모빌리티 기업은 MaaS 생태계를 지향합니다. MaaS는 하나의 앱에서 이동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교통시스템’을 말합니다. 대중교통, 기차, 자전거를 하나로 연결해 이동과 관련된 추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많은 서비스 중에서 고객의 Context와 취향을 고려한 가장 최적의 이동 경로를 추천해주는 것이 모빌리티의 큐레이션입니다. 


더 나아가 렌터카, 세차, 대리운전, 충전 대행 등 모든 것이 MaaS의 서비스로서 이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큐레이션도 고객에게 적합한 대행 서비스, 대행 기사 등을 추천할 수 있는 것까지 확장될 것입니다.





맥락을 제안하는 모빌리티


유저가 이동할 때 단순히 이동 경로만 추천해주는 것이 모빌리티의 큐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자율주행 등으로 MaaS의 생태계가 보다 더 굳건해진다면 이전과는 다른 사용자 경험들이 필요할 겁니다. 유저의 Context를 고려한 이동 경로 추천에 한정 되지 않고, 이동 경로와 적합한 Contents 추천도 가능할 겁니다. 


예를 들어 난 10분 느리더라도 앉아서 갈 수 있는 대중 교통 경로를, 오늘은 금요일 저녁이니 좀 더 신나는 느낌을 가져갈 수 있는 음악이나 영상을 원한다면 그걸 반영한 이동 경로와 컨텐츠를 추천해주는 것입니다.


좀 더 미래 지향적으로 본다면 모든 걸 묶어서 구독 서비스까지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동과 관련된 구독 서비스에다가 컨텐츠까지 묶어서 패키지로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멀지 않은 시기에 현대차의 구독 서비스와 넷플릭스, 애플 뮤직의 구독 서비스가 패키지로 팔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심승환


이 칼럼은 이노션 월드와이드 모빌리티사업팀에서 매 분기 발행하는 <Beyond Mobility>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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