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속 '성공공식'은 정말 존재할까?

스포티파이 흥행 데이터 분석과 관련 사례를 중심으로.

by 김은찬

서론

현대 음악 시장에서 특정 음악 특성이 청취자와 시장에서의 흥행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로 청취 데이터와 특성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데이터 기반의 음악 및 마케팅 전략 수립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K-팝은 한국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전 세계에 알리며 성공을 거둬왔으나, 이 과정에서 획일화된 음악적 특성과 전략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몇 대형 기획사들은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극한의 상업성을 요구하며, 음악적 다양성보다는 대중성을 우선시한다. 이는 특히 높은 예술성을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부담이 되며, 그들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JYP 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엔믹스는 ‘믹스팝(Mix-POP)’이라는 장르를 시도하며 보다 강렬한 음악 스타일을 추구하였으나, 그마저도 점차 대중성을 고려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다소 획일화된 음악을 반복적으로 제공하게 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이에 본 연구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친 Spotify의 트랙 특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악의 흥행에 기여하는 요소들을 상관관계를 통해 분석하고, 시대에 따른 트렌드의 변화 양상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스크린샷 2024-11-04 오후 11.30.59.png [자료 1] 엔믹스의 대중성 강화를 강조하는 칼럼. (머니투데이 김성대 평론가, 2024)




본론

본 연구에서는 The Spotify Hit Predictor Dataset (1960-2019)을 사용하였다. 이 데이터는 Spotify API를 통해 얻은 1960년부터 2019년까지의 트랙 특성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각 트랙은 다양한 특성을 기반으로 target 값이 1인 "Hit" 또는 0인 "Flop"으로 표시된다. 연구는 2000년대와 2010년대의 트랙을 분석 대상으로 하여, 각 시대별로 청중이 선호하는 음악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Python의 데이터 분석 라이브러리인 Pandas와 시각화 도구인 Seaborn을 사용하였다. corr() 함수를 이용하여 상관관계를 구한 후, 상관계수를 기반으로 특정 음악적 특성의 중요도를 시각적으로 강조하였다.

각 시대별로 나누어진 데이터에서 음량(loudness), 춤출 수 있는 정도(danceability), 악기성(instrumentalness), 감정적 밝기(valence) 등 음악의 다양한 특성을 포함한 피처들이 흥행 여부와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분석하였다. Pandas와 Seaborn을 사용하여 각 특성과 흥행 여부(target) 간의 상관계수를 계산하고 시각화하였다.

2000년대: danceability (0.459), loudness (0.347), valence (0.281) 등은 'Hit'와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반면, instrumentalness (-0.471)와 acousticness (-0.224)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가사가 포함되고 감정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를 가진 음악이 더 흥행 가능성이 높았음을 시사한다.

2010년대: danceability (0.384), loudness (0.327), valence (0.204) 등에서 2000년대와 유사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instrumentalness (-0.500), duration_ms (-0.189), acousticness (-0.184) 역시 흥행 여부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이는 시대에 상관없이 청중이 댄서블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선호하며, 악기 위주의 음악은 흥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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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분석 결과는 청중이 댄서블(danceable), 음량, 그리고 감정적 밝기와 같은 특정 음악적 특성에 매우 강한 반응을 보이며, 이 특성들이 곧 흥행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걸쳐 이러한 트렌드는 일관되게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음악 시장에서 어떤 요소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소비를 촉진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높은 음량과 긍정적인 감정 표현 등 음악의 흥행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특성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화된 요소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음악 산업의 경향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특정 요소가 흥행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음악은 점차 표준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르와 스타일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강한 음량만을 강조하는 트랙들이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현상은 2023년 진행되었던 필자의 LUFS와 도파민 분비의 상관관계와도 연관 있다.

또한, 감정적 밝기(valence)가 중요한 흥행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긍정적 감정의 과도한 반복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청중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을 제한하고, 음악의 감정적 다양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음악은 본래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추세는 긍정적이고 경쾌한 감정을 담은 음악이 아니라면 흥행하기 어렵다는 잘못된 신호를 음악 제작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는 특히 예술적 성취와 실험을 지향하는 뮤지션들이 표면적인 청중의 선호에 맞추어야 하는 환경을 조성해 음악의 창의성을 억압할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instrumentalness가 흥행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악기 중심의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 하지만 악기 중심적(instrumental) 음악은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대중이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사운드 디자인적 기술과 그 깊이를 내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트렌드는 음악의 다양성뿐 아니라 퀄리티를 제한하며, 특정 특성에 맞춰져야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왜곡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결론

본 연구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친 음악의 특정 특성들이 흥행에 미치는 영향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두 시대 모두에서 댄서블함, 음량, 긍정적 감정 표현이 높은 음악이 흥행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악기 중심의 음악이나 어쿠스틱 한 요소가 강한 트랙은 흥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분석 결과는 음악의 특정 특성을 기반으로 청중의 선호도를 예측하고, 나아가 마케팅과 음악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추후 연구에서는 청중의 선호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더 구체적인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다양한 장르와 음악 스타일의 트렌드 변화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음악 산업의 이해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결과는 청중의 선호도와 시장의 수요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 수립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음악 시장의 획일화와 예술적 가치를 저해하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대중적 성공을 위해 특정 음악 특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창의성과 다양성이라는 음악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적 재고가 필요하다.

음악 산업은 상업적 성공을 넘어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특정 요소의 반복적 강조와 단순화된 성공 공식을 벗어나, 다양한 감정과 실험성을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청중의 음악적 경험을 풍요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음악은 진정한 예술로서의 역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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