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시작

친구도 몰라, 엄빠도 몰라, 아무도 몰라, 그리고 나는 알까?

by 어별토깽이

가호의 시작이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 시작부터,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광광광광 사운드가 나오며 노래가 시작되는데,

요즘 내 하루도 비슷한 것 같다.


최근에 지독한 아픔을 겪은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짱, 니 이거 들어봤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어 들어봄"

"부처님이 저 말을 왜 한줄 아나?"

"왜했대?"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소중하다는 말 해주려고 저말 한거다. 세상의 중심은 니다."

"이 말이 그런 의미였어요? 와 나는 나 짱 이런말인줄 알았는데 ㅋㅋ"

"ㅋㅋ야 니는, 부처님이 내가 제일 쎄다 이말 하는거라고 생각하나 니는 야 ㅋㅋㅋ"

통화하며 엄청 깔깔거리며 둘이 웃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우주 속에 나보다 더 존귀한 것은 없다는 말로,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7보를 걷더니, 한 손을 하늘로 쳐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며 외친 말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자기가 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세우고 세상을 바라보라는 의미었다.

맞다.

세상에 나는 하나뿐이고 유일무이한 나는 그래서 더 소중하고, 내 세계의 중심은 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존재하고, 너도 존재하는 거니까.

이 세상에 나라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법을

나는 요즘 더 많이 배우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최근에 성경을 선물받았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내가 이 세계의 중심이 되려면, 결국 중심으로서 잘 서 있을 수 있는 땅과 자양분, 그리고 울타리가 필요한데

그걸 요즘 종교가 해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단지 한권의 책일 뿐인데, 존재 만으로도 내것이 생기고, 또 문구 만으로도 내 편이 생긴것처럼 든든함을 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 잠언과 이사야를 틈틈히 읽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온기가 생겨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또 그 힘으로 하나를 더 하고, 하나를 더 하나가며 이렇게 하나씩 내 생활을 채워나간다.

그렇게 나는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는 중이다.


데미안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에서도 말하고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이다."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되려면 내 세계를 하나씩 수정하고 변형하며 그렇게 세계를 파괴해야된다.

그래야만 창조가 일어나고, 그래서 다음 정거장으로 갈 수 있는 법.

물론 그 과정은 힘들고 스트레스 받고, 불안함이 가득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내가 일어나서 뚜벅뚜벅 길을 향해 걸어나가는 것.


잠언 29:25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함이라"


처음으로 수술대에 누워 전신마취를 하고 4시간 정도의 수술을 해야되었을 때,

병상베드에 몸을 뉘어, 천장을 바라보며 그저 무력하게 누워서 실려가던 수술장을 향하던 그 복도와 엘리베이터와 그리고 수술장 문이 열리고 수술실까지의 그 하얗고 하얗던 그 길은 참 무섭고 또 두렵고, 한 없이 차갑게 느껴졌다. 그리고 수술실은 정말 춥고 서늘했다.

사실은 그동안 혼자서 많이 울었다. 그렇기에 웃으며 수술하러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고 회복을 위해 병원 이곳 저곳을 걸어다니며,

짧은 병원 생활동안 제일 나에게 힘이 되었던 공간과 장면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중 하나가 저 이사야 41:10 구절이다.

저 구절이 수술 하기 전, 수술 하러가는 길, 그리고 수술 이후의 내게 많은 힘을 주었다.

내 세계를 살아가지만, 내 세계에는 나만이 있는게 아니라, 신도 있고, 나도 있고, 그리고 또 누군가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니 외롭지 않았다. 행복하게 느껴졌다.


나로 살려면

그 시작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마음가짐과 나를 지켜주는 안전한 피난처라고 느껴지는 대상도 공간도 필요한 법이다. 그 존재의 든든함과 안전함을 느끼기에 또 그렇게 나로 살아갈 수 있으며, 또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도 있는법.


그러니 오늘 누군가들도 각자의 삶에서 온전히 자기로 살아보았으면,

그리고 자기로 살기 위해 나를 지지해주고 지켜봐주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직접 전하거나 혹은 혼자서라도 읊조리듯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바래보길 바란다.


그리고 원래, 나의 세계에서 내가 두 발을 딛고 땅에 서있기 때문에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런 모두들 화이팅! 그래도 누군가가 곁에 있음을 늘 느끼길!


내가 자주 사용하고 또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를 선물로 남긴다.

always be with you!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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