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친구가 되어갑니다.
최근, 한 사람을 알게되었다.
4학년 2학기 자기이해와 관련된 교양수업을 들었을 때, 한학기 한 그룹에서 수업을 듣던 친구였다.
그렇게 우리는 수업을 통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 채로 그렇게 서로의 졸업을 축하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 한번 씩 연락이 그 친구에게서 왔던 것 같고, 나 또한 그 친구에 대한 궁금증을 앉은 채 연락을 할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그 친구로부터 "잘 지내?"라는 카톡 메시지를 받게 되면서, 신기하고도 재밌는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내가 살고 있는 도시로 그 친구가 방문을 하게 되면서, 신기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 친구를 만나기 몇달 전, 새로운 사람에게 관계 맺자고 덤볐다가 된통 혼이 났기에,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나에게 또 긴장감을 맴돌게했다.
그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10년 만의 연락과 만남이지만, 나한테는 모르는 타인이었고, 기억 속을 더듬어봐도 얼굴 조차도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친구를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려웠다.
그리고 이런 갑작스러운 연락과 만남의 목적은 정해져있다. 보통은 돈.
그래서 상대가 돈이 필요한건지, 아니면 정말 내가 궁금한건지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고싶다.', '만나고싶다.'는 말이 너무 부담이 되었고 불편했다.
그래도 한 시간 반 거리에 사는 나를 보기 위해 온다는 상대의 마음이 생각났고
나 또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에게 반가운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머릿 속이 복잡하고 어지러웠지만, 결론을 내렸다.
그냥 시간의 흐름을 타자. 시간 속에 나를 맡기자.
그리고 그 친구를 대면했다.
내 이름을 부르며 살갑게 만나서 반갑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다며, 한봉지의 밤을 내게 건넸다.
"추석 때 친척들하고 딴 밤이야. 엄청 맛있어. 나는 찐 밤의 속을 파서, 꿀에 재워먹어."
그렇게 순수하고 해맑게 얘기하는 상대방을 보니, 또다른 꿍꿍이가 있을 법한 만남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나기 전 기억 속을 헤집어서 건져올린, 그 교양수업에 대한 이야기 속의 정보들을 통해, 상대를 또 시험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다 보면, 모순이 나오겠지.
그런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들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고,
추억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신났다.
그렇게 정신없이 1시간을 이야기 하고, "바다 가고 싶어."라는 내 말 한마디에 동조를 한 그친구로 인해, 에어비엔비를 통해 숙소를 잡고 속초로 떠났다.
쉴 새 없이 차에서도 떠들고, 숙소에서도 떠들고,
그다음날 눈떠서도 떠들고, 재잘재잘 거리는 1박 2일이었다.
나는 1년에 2번씩 관계에 대한 강의를 대학교에서 한다(최근 2년은 그랬다).
내 강의의 내용은 좋은 친구란 어떻게 되는건지, 그 때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7시간 강의를 한다.
그런 내가 최근 새로운 사람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내 모습에 대한 현타가 왔다.
내가 대학생들에게 이야기 하는 좋은 친구되기, 그때 필요한 기법들은 사실 실전에서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나는 허울뿐인 강의를 하고 있었구나.
그 친구와 만남 속에서 느낀 분명한 한가지는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향한 재잘거림이 필요하다는 것
그 재잘거림 속에 서로에 대한 관심도, 공통분모도, 성격도, 장단점도 경험하며,
상대를 내가 얼싸안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판가름이 난다는 것.
그냥 친구는 그렇게 되는거구나.
만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온기를 함께 느끼고 공유하면서, 맞장구 치면서, 때로는 이런게 달라라고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신뢰와 의리라는 걸 온몸으로 경험하며 유대를 쌓는거구나.
나의 성급함으로 한 사람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지금,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면, 몇일 전 순간으로 돌아가 내 행동을 달리 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동을 했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이 관계 안에서 성급하고 초조해하는 모습이 있다는걸 분명하게 인지했기 때문에, 다음 스텝은 나도 관계 안에서 진득하게 기다려보는 내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기다림은 분명히 필요하다. 적어도 내가 상대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경험하기 위해서.
앞으로 내 강의의 내용도 조금은 달라질 예정이다.
그리고 나도 관계 안에서, 새로운 만남이 기쁘고 즐겁더라도 지금의 내모습처럼 속도를 내서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터득해보겠다.
그럴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저를 많이 도와주세요.
어떻게 도와주나요?
관계 안에서 보여지는 저의 모습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을 알려주시면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그런 노력하는 저를 기다려주세요. 왜냐면 변화는 바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익숙하게 하던 행동을 멈추고, 내가 하기 어려워 하는 행동을 하나씩 나에게 적용하고 시도해보면서, 서서히 물들어가듯 달라지는 거라, 저에게도 여러분의 헤아림이 필요하거든요.
그렇게 0에서 1이 되어가는 과정이 전 참 즐거울 것 같아요.
이무진의 청춘만화가 생각난다.
성장을 응원하는 노래.
나의 성장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