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 PM(Projectt or Product Manager), PO(Product Owner)는 무슨 차이일까?"
비슷비슷해 보이는 세 직군에 대한 정의는 한때 스스로도 궁금해했던 내용이고 또 많이 들어왔던 질문이다. 제품 개발의 방법이 시간이 흐르며 진화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롤이 생기고, 거기에 새로운 이름들을 붙이다 보니 오니 혼란이기도 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 안에는 정의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다 보니 이 혼란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또 다른 혼란이기도 하다. 물론... 타이틀보다는 조직 내에서 합의된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잡 타이틀이란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직관적으로 알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타이틀이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한 심리일 것이다.
내가 생각에 이렇게 유사한 영역에 여러 개의 잡 타이틀이 있는 것은 더 좋은 제품을 좋은 과정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기도 하다.
서비스 기획자는 IT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초창기에 생겨난 역할로, 화면 기획과 그에 따른 기능 요구사항 정리가 주요 업무이다. 그러나 이런 업무만 수행하게 되면, 화면의 기획에 있어서 UX 디자이너와 역할이 겹치게 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배포와 그 이후의 이슈들에 대한 주인이 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Project manager는 어떤 기능을 언제까지 완성된 기능을 전달하는지에 중점을 둔 역할이다. 기능 요구사항을 정하고,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의사 결정, 일정 관리, 프로젝트 방해 요소 제거 등이 주 업무이다. 그러나 정확한 전달에만 집중을 한다면 프로젝트의 목적성에 대해서 놓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
PM(Product manager)은 프로덕트의 방향성과 사업적 유효성을 검토하는 역할,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에 따라 위에 이야기한 project manager의 역할을 포함해서 하기도 하고, project manager (혹은 program manager)와 product manager 가 별도로 존재하기도 한다.
PO(Product owner)는 애자일 프레임워크인 스크럼에서 정의하는 역할로 목표 달성을 위한 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고객의 의견을 프로젝트 팀에 전달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아마도 PM(Product manager)이든 PO(Product owner)이든 큰 틀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요새 많은 회사들이 왜 manager라고 하지 않고 owner라는 표현을 쓸까? 관리자가 아닌 소유자로 표기하여 상위 레벨의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알게 하기 위함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타이틀이 권한을 만들어주진 않았던 것 같고, 결국 조직 내 구성원들이 어떻게 합의를 했는가,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일해왔는가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가장 무서운 것이 관성이다) 그렇기에 같은 잡 타이틀을 가지고 있더라도, 회사마다 다르게 일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역시 진리의 케바케이다.
아래는 그냥 끝맺기가 아쉬워 덧붙이는, PO의 역할에 대한 '하드씽(벤 호로위츠)의 발췌이다.
하드씽
좋은 제품 관리자는 "제품이 CEO"와도 같다. 시장, 제품, 제품 라인, 경쟁 업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확실한 정보와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인다. 또한 제품의 성공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며 제품의 성공을 기준으로 스스로 평가한다.
좋은 제품 관리자는 목표를, 즉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애쓴다. 나쁜 제품 관리자는 '어떻게'를 이해하는 데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