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된장찌개

맛있음은 기억으로 저장된다

by eun
이모가 해준 밑반찬과 선영언니가 해준 닭가슴살 볶음밥

잔반을 사수하라!

자취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씩 지인들이 반찬을 만들어 주곤 한다. 혼자서도 잘 먹기도 하고 귀가하면 외출은 안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이를 아는지 나의 지인들에게서 반찬들과 내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받는다. 그게 얼마나 고마운지. 희진언니 견과멸치볶음, 저염명란젓 / 선영언니 오이무침, 닭가슴살볶음밥 / 카레 / 곰탕 / 돼지갈비 등. 한 달에 한 번씩 장을 봐놓고 이것저것 만들어 먹으며 한 달을 버틴다고 할 수 있겠다. 가끔 사람들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남은 음식이 있으면 싸오곤 한다. 솔직히 먹을만하면 맛은 중요하지 않다. 반찬이 없어도 김치만 있으면 김치볶음밥, 김치전, 김치찌개 우선은 이것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사실 국이나 찌개류는 내가 만들어 먹진 않는다. 그런데 남이 해주는 건 그렇게 맛있더라. 간단한 1 메뉴로 먹다보나 집밥이 어찌나 그리운지 맛은 둘째치고 집밥 자체가 맛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우피치 미술과 관광전

피렌체 관광을 마치고 저녁식사 장소에 가는 길이 멀고 먼 길이었다.

우피치 미술관 가이드와 관광을 마치고

우피치 미술관을 관광할 때 가이드의 설명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따라다니며 집중한 덕에 허기짐은 빨리 찾아왔다. 가이드와 인사를 마치고 저녁시간이 되어 식사 장소로 가는 사이 나는 본능적으로 걸음을 재촉했고 선영언니와 조카가 잘 따라오는지만 확인할 뿐 말없이 눈빛으로 얘기했다. 선영언니가 식당에 도착하여 앉고 나서 나에게 축지법을 쓰는 듯했다고 얘기해 주었다. 관광은 먹고 나서 하는 게 상책이다. 맛과 양 중에 우선순위를 가리자면 나는 양을 선택한다. 배고픔이 극에 달해있을 땐 신경을 곤두서게 하고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어 무엇이라도 먹어야지 안 그럼 폐인이 되곤 한다. 맛은 그다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물론 행복하게 하지만 배고플 땐 맛보단 양이더라. 허기졌을 때 내겐 맛보단 양이 중요하단 것을 절실히 느꼈다.


점심 먹고 아이스 바닐라라테♬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음에 금방 취한다. 지그시 웃음 짓게 되는 맛이다. 개인 취향이지만 프랜차이즈 카페 중 바닐라라테는 '백다방'과 '커피빈'이 맛있다. 개인 카페도 가끔 맛있는 바닐라라테가 있지만 파우더를 사용하는 카페는 많지 않아 일반적인 곳은 설탕 커피를 먹는 느낌이랄까. 아침에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아메리카노를 먹고 점심 먹고 난 후 오후 식곤증을 방지를 위한 바닐라 라테는 코스랄까. 단맛과 커피의 어우러짐은 그 어느 때보다 황홀하다. 빨대로 한 모금을 들이키며 혀에 닿는 순간 눈에서 보이지 않는 폭죽이 터지는 듯하며 쉬지 않고 계속 쭉쭉 빨아들이고 싶은 맛이다. 오후 업무에 돌입하기 전 손에 든 총을 장전하는 것과 같달까. 숨은 쉬어야 하기에 잠깐 끊는 것일 뿐 내게 바닐라라테는 그런 의미가 있다.






엄마의 우렁된장찌개

내게 가장 맛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된장찌개이다. 그중 우렁이 들어가 있으면 더 좋고.

내생에 가장 맛있었던 된장찌개는 엄마가 만든 된장찌개이며 엄마가 만든 찌개가 맛있었다로 기억이 저장되어서 다른 이가 똑같이 만들어준 된장찌개라도 엄마가 한 음식이 아니면 그 맛이 안 날 것 같다. 물론 똑같은 된장찌개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시골에서 만든 된장에, 엄마에 정성이 들어간, 엄마의 레시피로 만든, '엄마의 우렁된장찌개 '가 맛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기에 엄마가 만들지 않는다면 그 맛은 남은 생에서 맛볼 수 없을 것이다. 같은 맛은 아니지만 특히 희진언니의 된장찌개는 두 번째로 맛있다. 희진언니 집에서 언니가 만든 된장찌개의 맛은 담백하고, 묽고, 옅다. 일반식당에서 끓여주는 된장찌개의 맛과도 비슷하기도 하지만 역시나 희진언니가 집에서 끓인 된장찌개가 아니면 그 맛이 안 날 것 같다. 맛은 맛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저장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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