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
제가 받은 ‘포도 같은 사랑’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어요.
동생이 태어났을 때, 저는 본능적으로 제가 받은 그 완전한 사랑을 나누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건 의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따뜻한 물이 담긴 컵에 찬물을 부으면 자연히 미지근한 물이 되어 흘러넘치는 것처럼요.
물론 저의 돌봄은 서툴기 짝이 없었어요. 동생에게 우유를 먹이다가 옷에 다 흘리기 일쑤였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손길은 어설펐죠. 인형처럼 두 발을 수직으로 들고 엄마의 흉내를 냈을 때 어쩔 줄 몰라하는 엄마의 표정이, 제가 기억하는 동생의 첫 기억이 될 만큼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제가 할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어 할머니에게 더 큰 소리로 인사하고 안겼던 것처럼, 저는 제가 받고 싶은 사랑의 형태를 동생에게 서투르게 표현했어요.
그 사랑이 포도만큼 달콤하게 동생에게 닿았는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귀찮고 서툰 방해였을지도 모르죠. 같이 침대 위에서 칼싸움을 하다가 침대로 굴러 떨어져 광대뼈가 나가게 한 일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진심으로 동생이랑 잘 놀고 싶은 마음이었음을 저는 기억해요.
제가 받은 충만한 사랑을 어떻게든 흘려보내려 애썼던, 저의 첫 ‘돌봄’의 연습.
어쩌면 짝사랑일지도 모르는 32년간의 사랑은, 가끔 전화로나마 안부를 묻는 지금의 우리 사이가, 어쩌면 그 서툰 노력에 대한 대답일지도 몰라요. 저는 그 정도면 충분히 만족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