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귀여워~~"

2부: 고백을 위한 언어 (글을 쓸 때 비로소)

by 비니루

회복의 길 위에서 저는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를 만났어요. 아이는 저와 함께 즐겁게 놀다가, 갑자기 저를 와락 끌어안으며 외쳤죠.


“나 귀여워~~”


한 치의 망설임도, 부끄움도 없는 완벽한 자기 긍정.


그 순수한 선언 앞에서 저는 잠시 말을 잃었어요.


저는 단 한 번이라도 저 자신에게 저렇게 솔직하고 꾸밈없이 말해준 적이 있었던가. 환자복을 입은 제가 혐오스러웠고, 저의 10년 경력을 ‘물경력’이라 자책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어요.


아이들의 세계에서 사랑은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에요. 그저 존재 자체로 귀하고 사랑스럽죠.


저는 아이에게 웃으며 답했어요.


“응, 사랑해.”


그것은 아이에게 건네는 말인 동시에, 서툴게 자기 사랑을 다시 배우기 시작한 저 자신에게 건네는 다짐이기도 했어요.

이전 09화가장 어두운 밤, '노력이'와 화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