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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KOO RN Nov 27. 2020

영어 원서 읽기에 익숙해 지기

  재밌게 읽은 책 및 추천하는 서비스

 원서읽기에 처음 도전한 건 2016년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 였다. 한국에서 해외 직구를 통해 아마존 킨들을 사서 쉬운 책 부터 시작했다. 여러 블로그나 유투브를 통해 초보자들이 읽기 쉬운 원서 책 목록들을 알아보고 도전했지만, 조금 읽다가 포기하기가 반복되었고 내용이 쉽게 와 닿지 않아 결국 한국 번역판을 사서 읽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원서 읽기에 매번 실패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한글판 책을 읽을 때와 차이가 있었다. 우선 난 한국어 책을 읽을 때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다. 속독을 따로 배운 것은 아닌 데 성격이 급해서인지 소설의 경우 다음 전개될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빨리 페이지를 넘겼고 비소설의 경우 뭔가 뻔한 얘기가 나온다 싶으면 대충 읽고 넘겼다. 하지만 원서를 읽을 때에는 한 줄 한 줄 읽으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단어 뜻 까지 찾아보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이러다보니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렸고 금세 지겨워져서 끝까지 책을 끝내기가 어려웠다. 


 또 책을 고를 때도 한글 책의 경우는 난 비소설을 훨씬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영어 책은 추천 목록에 의존해서 고르다보니 주로 성장소설, 어린이 소설 같은 소설류를 시도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한글로 된 성장소설도 읽지 않는 내가 영어로 된 성장소설을 읽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지루한 과정이라고 느껴졌다. 남들이 추천해 주는 책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책을 우선 골라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원서 완독을 한 책은 "Me before you" 였다. 우선 영화를 먼저 보고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골랐는데, 전개될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서인지 읽기가 휠씬 수월했다. 이 책을 읽고 후속편도 궁금해서 "After you" 까지 원서로 읽었다. 또 세세한 단어나 표현 자체에 집착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특히 명사형으로 등장하는 생소한 단어는 몰라도 내용 흐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고, 비소설 책의 경우 원서 자체에서도 부연 설명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또 혼자 읽다보면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원서 북클럽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서 책을 읽기도 했다. 본인이 원하는 책을 선정해 주 2-3회 줄거리 혹은 모르는 단어를 정리해서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확실히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서 하다보니 동기부여도 되고 꾸준히 읽는 습관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한 두권씩 마치고 나면 그것 자체도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한글로 된 책을 읽었을 때 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흥미가 있는 주제의 책을 골랐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Irresistible" 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왜 온라인,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지 현재의 각종 온라인 서비스들이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또 어떻게 중독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지 다루는 책이었다. 한국어로 번역된 책도 본인에게 지루하다면 원서 읽기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된 "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도 재밌게 읽은 책 중 하나이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라 그런지 더 쉽게 읽히는 느낌이었다. 


 원서를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난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갈아탔고, 요즘은 대부분의 책이나 뉴스 기사들을 아이패드 혹은 킨들로 보고 있다. 킨들에는 vocabulary builder 라는 기능이 있는데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클릭을 하면 연결된 영영사전으로 뜻을 보여주고 자동으로 저장까지 된다. 나중에 저장된 단어만 따로 모아볼 수도 있다. 킨들의 또다른 기능인 x-ray 는 등장인물이 헷갈리거나 내용 파악이 어려울 때 소개된 인물이 처음 등장한 페이지를 보여주어서 내용 파악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이패드, 휴대폰 그리고 킨들 기기를 이용해서 수시로 책을 읽을 수 있고 내가 읽은 페이지가 모든 기기에서 연동되기 때문에 책을 끝내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킨들 서비스를 위해 굳이 킨들기기까지 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킨들 기기를 이용해서 책을 많이 보았는데 요즘은 아이패드나 휴대폰으로 보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특히 칼라 사진이나 그래프 등은 아이패드로 보는 것이 가독성도 좋았다. 






 요즘 내가 틈틈히 읽고 있는 것은 책보다는 매거진 류 이다. 최근에 구독을 시작한 "The Atantic" 은 정치, 사회, 건강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앱을 통해 업데이트 되는 기사를 볼 수 있고 매 달 종이 및 PDF 형태로 월간호를 발간한다. 짧은 기사에서 부터 때로는 한 주제에 대해 굉장히 깊이있게 다루고 있어서 한 권의 긴 책을 읽는 것 보다 부담없이 빠르게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접속할 때마다 내 시간에 맞추어 "good morning" 혹은 "good evening" 과 같은 문구와 함께 주요 기사들을 소개해서 다른 뉴스 앱보다 더 친근한 느낌이 든다. 

https://www.theatlantic.com/



또 다른 앱은 Blinkist 로 매일 한 권의 책을 요약해서 오디오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보통 10-15분 정도면 읽으며 들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 그 책이 마음에 들면 책을 사서 읽으면 되기에 한 책을 시작하기 전에 고를 때도 도움이 된다. 

https://www.blinkist.com/



 마지막으로 미국에 사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서비스는 지역의 전자도서관이다. 한국의 도서관에도 전자도서관 서비스가 있어 주요 대형 서점이 전자도서관앱을 운영하지만 전자책 앱에 비교해서 보기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이곳의 전자도서관은 책을 검색해서 지역도서관에 그 책이 있으면 아마존 킨들과 연계되어 무료로 킨들의 전자책을 다운받을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의 도서관들은 모두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 먼저 전자도서관에서 검색해본다. 경험 상 한국어로 번역될 만큼 유명한 책들은 대부분 여기에 있었다. 

https://www.overdrive.com/apps/libby/



 미드나 영화는 시각, 청각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기에 내용 파악이 훨씬 수월하지만 원서의 경우 오로지 활자에 의존하여 내용을 이해해야 해서 속도도 느리고 금방 지루함을 느끼기 쉽다. 원서 읽기에 있어 지름길이나 비법 같은 것은 특별히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많이 읽으면서, 내용을 유추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제 2외국어로 영어를 익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세가 아닐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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