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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KOO RN Dec 30. 2020

코비드 백신 1차 접종 완료

코로나와 함께한 2020 을 마무리하며

  그야말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한 한 해가 거의 끝나간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 1주일에 한 번씩 포스팅하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시작했는데,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올리게 되었다. 새해 목표 중 하나로  "브런치 포스팅 최소 월 2회 이상 하기!" 로 정했다. 


 12월 28일 (현지 시각으로 어제), 병원에서 코비드 백신 주사를 맞았다. 우리 병원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직원들 대상으로 접종했다. 백신 접종 전, 사전에 설문지 및 백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서 원하는 사람만 접종을 맞았다. 병원의 의사가 코비드 백신에 대한 원리와 기존의 백신과 어떤 점이 다른 지 설명해 주어서 접종 여부를 결정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친한 동료들은 대부분 맞았고, 임산부 혹은 기존에 여러 알러지 반응이 있는 일부 동료들은 상황을 보아 나중에 맞기를 희망했다. 


 백신 접종의 우선 순위는 이미 CDC 에서 가이드라인으로 공지했고, 주 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기준을 따르고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번 1단계에서는 1a -> 1b -> 1c 순서로 백신을 맞게 된다. 병원 내에서도 환자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직군, 사무 업무, 시설 관리 및 기타 직군 등에 따라 맞는 순서가 정해지긴 하지만 조만간 병원 근무자들은 희망자들의 경우 미국 전역에서 대부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 1a: 병원 관련 종사자(응급의료수송팀, 간호사, 간호보조원, 의사, 각종 치료사, 치과의사, 치위생사, 임상병리사, 약사, 실습생, 시설관리팀, 관리직, 식당 서비스 직원 등) / 장기 의료 시설 거주자 


- 1b: 프론트라인 필수 인력(경찰관, 소방관, 우체국 서비스, 대중교통 관련 근무자, 마트 직원, 농경 업무 관련 자, 교사, 데이케어 종사자 등) / 75세 이상 노년층


 - 1c: 65-74세 / 16 - 64세 인구 중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 / 기타 필수 인력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vaccines/recommendations.html



 우선 백신을 맞기 전, 고민이 많이 되었다. 특히 한국의 친구들이나 뉴스를 접하다보면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너무 많이 보여서, 괜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현지에서 느끼는 것은,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은 백신에 굉장히 희망적인 편이다. 뭔가 지긋지긋한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백신 맞기 전, 간단하게 현재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근무 도중 잠시 시간을 내어 맞았다. 독감 예방 주사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다. 주사부위가 조금 욱신거리는 것 외에는 맞고나서 2일 째인 오늘 저녁 까지 별다른 부작용은 없다. 병원에서는 심각한 알러지 반응에 대비하여 비상약도 함께 준비하긴 했지만, 동료들 중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백신을 맞고 나서 큐알코드를 이용하여 본인의 백신 정보를 추후 확인할 수도 있었다. CDC 에서 제공하는 접종자들 대상 페이지에 접속하면 간단한 본인 정보를 입력하게 되어있고, 혹시 별다른 증상은 없는 지 묻는 설문이 몇 시간 후에 문자로 전송되었다. https://vsafe.cdc.gov/


백신 접종 후  증상을 묻는 설문 


이미 많은 뉴스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내가 맞은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비교하였을 때, 28일 후 2차 접종을 받아야 하고(화이자는 21일 후) 좀 더 높은 온도에서도 보관(모더나 화씨 영하 4도 / 화이자 화씨 영하 94도) 이 가능하기에 운송에 용이하다. 그 외에는 같은 mRNA원리를 이용하여 큰 차이점은 없는 듯 하다.


백신 여부와 무관하게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는 기존에 하던 격리 및 환자 접촉에 필요한 보호장구는 동일하게 적용한다. 여전히 마스크와 고글은 필수이고, 모든 환자들은 입퇴원 전 후로 코비드 검사가 필수이다. 직원들도 한 달에 1 번씩 코비드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 미국은 주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기에 다른 주, 도시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기도 조금 더 완화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한 때 노스다코타 주는 단위 인구 당 가장 많은 확진자 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입원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코비드 양성 후 급성기 호흡 증상은 안정화 되었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다른 증상으로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이다. 


 몸무게 300lbs (136kg) 이 넘는 비만과 당뇨가 있는 상태에서 코비드에 노출되어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굉장히 욕창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고위험 약물에 장기간 노출되며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대부분 발뒤꿈치 혹은 엉덩이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게 된다.(정말 무서운 것이 중환자실에 불과 1-2일만 있었는데도, 피부 표면 뿐 아니라 근육 아래 깊숙히까지 영향을 받아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확진자 수가 많은 이유는 다른 것 보다도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인구가 많아서 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도 올 한해 많이 진행되어 연구 논문 혹은 기사화 되는 것을 종종 보았다. 


https://www.heart.org/en/news/2020/11/17/covid-19-patients-of-all-ages-with-obesity-face-higher-risk-of-complications-death


 2020 올 한 해, 길고도 짧은 순간들이 이제 몇 일 남지 않았다. 내년 한 해는 그저 격리 없이 서로가 오고 갈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가 우선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북적이는 공항의 모습이 무척 그리운 한 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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