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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KOO RN Mar 07. 2021

가장 많이 듣는 질문 3가지

미국 간호사를 준비하는 간호사 및 간호학생들에게

최근 한 간호 학생으로 부터 이메일을 받게 되었는데, 질문 내용들이 사실 정말 많이 듣는 질문이라 정리할 겸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전 글에 더 상세한 내용이 있긴 하지만, 처음 이 브런치를 찾는 이들 혹은 한 눈에 정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란다. 



제가 제일 궁금한 점은 미국 병원에 입사 지원을 할 때 병원은 어떻게 고르셨나요? 가고싶은 병원 사이트 같은 곳을 들어가서 채용 공고를 직접 보신건가요? 


- 열심히 구글 검색을 했다. "international nurse visa sponsorship" 과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수 도 없이 많은 에이전시 및 병원들이 나온다. 난 모든 이들에게 무조건 구글 검색을 추천한다. 한국의 포털 사이트 검색은 광고성 글이 너무 많기도 하고, 정보가 굉장히 한정적이다. 마치 한국 에이전시 글들을 보면 그 들을 믿고 따라가야 할 것 같지만, 본인이 조금만 노력해서 영어로 검색하다 보면 꽤 좋은 조건을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영어로 검색해서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미국에 설령 온다해도 결국은 한인 커뮤니티에 의존하기 쉽고, 물론 거기서 얻는 장점도 있겠지만 단점도 상당히 많다. 성공적인 이민 정착 및 간호사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구글에 영어로 검색해서 관련 에이전시에 직접 이메일 연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규모가 큰 미국 에이전시들은 대부분 웹사이트에 상세히 정보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미국의 병원들은 한국병원들 처럼 한 번에 신규간호사를 뽑고 사람이 필요한 곳에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본인이 원하는 부서에 직접 지원해서 관련 부서 매니저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식이다. 언제든 사람을 뽑는 공고가 이곳저곳 올라오고 지금은 코비드 이후로 해서 어디나 간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력있는 간호사들이 갈 곳이 많고, 중환자실 같은 부서들도 신규 간호사들을 채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에이전시나 병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영문 이력서 및 커버레터(에이전시들은 대부분 이력서만 요구한다.) 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이 역시 구글에 "new grad nurse resume" 혹은 본인이 일한 스페셜티 부서 "med/surg nurse resume" 와 같이 검색하면 수 많은 샘플을 볼 수 있다. 현재 나도 이직을 준비중이라 이력서를 수정중인데, 관련된 내용은 추후에 따로 글을 올릴 예정이다. 



다음으로 저는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혹시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것은 연습해서 가면 괜찮을까요?? 


- 영어에 대한 고민은 미국에 와서 2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진행중이다. 내 영어가 당연히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들과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일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는 정도로는 가능하다. 그리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영어는 주로 자주 쓰는 표현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다보면 익숙하게 완전히 내 것처럼 쓸 수 있게 된다. 오히려 동료들 끼리 잠깐 쉬는 시간에 이야기하는 잡담이 실제 업무용 영어보다 어려울 때가 더 많다. 특히나 지역에 따라 혹은 세대에 따라 사용하는 은어가 영어에도 있기 때문에 그 단어 자체를 잘 모른다면 해석하기 어려워 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현지의 미국인들도 자주 겪는 일이기에 크게 주눅들 필요가 없다. 본인이 잘 못알아들었을 때에는 무조건 다시 되묻고, 보통은 상대방에 좀 더 다른 표현으로 다시 말해줄때가 많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쉬운 거의 중학생 수준의 단어로 일상 생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기에, phrasal verbs 혹은 collocations 을 많이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look up, pull away, pass away 같은 표현들은 단어 하나 하나는 매우 쉽지만 합쳐져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한가지 최근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현재 일하는 곳의 내 자리 근처엔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의 치료사들의 자리가 있다. 한 물리치료 보조사가 일하던 중 전화를 받고서는 나에게 'slot patient' 가 뭔지 물어보았다. 도저히 감이 안와서 뭐지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그 통화를 했던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분은 'flap patient' 를 말하는 거였다. 전화 통화를 한 그 두사람 모두 미국인이었는데,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특히 전화상 혹은 요즘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일하다보니, 실제 대면을 한 상황에서도 또박또박 안들릴 경우가 많다. 주저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말고 모르는 것은 그때그때 질문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물론 이 모든 것에 앞서, 미국 간호사가 되기위한 영어성적인 아이엘츠 스피킹 7점에 해당하는 영어 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혹시 한국 병원과 미국 병원의 분위기가 어떤가요? 음...큰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돌보는 환자수가 적고, 간호의 일만 하면 되는 정도의 정보는 알고 있습니다! 


- 차이점은 이전 글에서도 여러번 올린 적이 있다. 이전 글들을 참고하면 더 자세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eunbin9/6

 우선 미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분위기가 다를 수 있고 또한 업무 부서 혹은 병원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본질적인 간호의 일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하다. 난 한국 병원의 병동 경력이 2년 있었고, 현재 미국에서는 Longterm acute care 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중환자실에서 오는 step down unit 과 유사한 환경에서 일하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한 간호사당 10명이 넘는 환자를 보았다. 현재 일하는 곳은 한 간호사가 4명 정도의 간호사를 맡는다. 하지만, 업무의 양은 미국이라고 해서 결코 적지 않다. 우선 미국의 환자들은 비만, 약물 중독과 관련된 경우가 많은 편이고 비만의 정도가 꽤 심각하다. 무거운 환자들을 자세변경하고 매번 대소변 처리를 하다보면, 상당히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힘든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술기들도 미국이 한국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인턴 업무 의뢰를 했던 일들을 여기서는 간호사가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비위관(L-tube) 를 삽입하거나 수술 상처 소독 같은 일들은 흔하게 간호사들이 하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4명의 환자를 본다고 해서 절대 업무량이 적은 것이 아니다. 데이 근무때 5명을 보면 너무 바빠서 밥먹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 간혹 특히 간호 학생이나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미국 간호사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본질적인 간호의 일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비슷하다. 우선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를 해보고, 기본적인 간호의 일 자체가 본인에게 잘 맞지 않는다면 미국 간호사가 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아픈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은 어딜 가나 쉽지 않은 일이다. "funny nurse meme" 으로 구글에 검색해보면 웃픈 간호사들의 상황을 잘표현하는 재미있는 이미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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