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군부대 세레머니

by 은콩


앞서 앞집 아줌마 아저씨에 대해서 이별 이야기를 썼다. 오늘은 앞집 아저씨의 세레머니를 다녀왔다. 그저께쯤인가 아줌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목요일에 께베메르 갈 것 같다며 보고 싶다는 전화였다. 오늘 내 핸드폰이 꺼져있는지도 모른 채 아줌마만 기다렸다. 왜 전화가 오지 않나 확인하려 핸드폰을 켜봤더니 전화기가 꺼져있었던 것이다. 뒤늦게야 확인하고 전화했더니 군부대로 오라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저씨가 꽤- 높은 사람이었나 보다. 군부대 앞으로 가니 누군가가 서있다.


"내가 들어가도 될까요?"


"물론이죠. 데리러 왔어요."



들어가니 앞집 아저씨가 나를 환영해주신다. 오늘따라 아저씨가 군복을 입지 않고 예쁘게 입고 계신다. 그리고 잠시 후 께베메르 군 전체 총괄하시는 분을 소개해주신다. 그리고 이분이 바로 내 앞집으로 새로 이사오시는 분이라고 한다. 요 며칠 계속 군인들이 와서 앞집을 청소하는 것 같았다. 오늘 저녁에야 이사 들어오신다고 한다. 여하튼, 인사를 하곤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 너무 그리웠던 아줌마와 재회를 한다.


알고 보니 오늘 아저씨가 1년 반?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미션을 수행하고 그것을 축하하는 세레머니 하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께베메르 도지사가 와서 축하하고 감사의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잔달머리 (헌병대) 사무실은 민간인이 들어갈 수 있지만 이곳 군부대 안은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기에 더욱 설렜다. 사실 아침부터 시장 다녀오느라 츄리닝 입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이쁜 모습 보여드리려 옷 챙겨 입고 갔는데 츄리닝 입고 갔으면 정말.. 큰일 날뻔했다. 엄청 많은 사람들이 실내외에 꽉 차 세레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고위 관직, 그리고 동네 어르신 (좋은 말해주며 기도해주시는 분) 등등 많은 사람들이 한 마디씩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아줌마는 잊지 않고 내게 한마디 하라고 한다.

"하하 제가 불어를 잘 못해요."


"빈따, 괜찮아. 간단하게 한마디 하렴"


그러자 도지사가 내게 말을 건넨다.

"그럼 월로프어로 해도 돼요"


순간 빵-하고 터졌다.

"그게 그거예요. 제가 불어를 잘 못해요. 실례합니다. 처음에 이곳 세네갈에 와 두 분 덕분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은 제 세네갈의 부모님이에요. 아저씨 일이 무사히 끝나 행복합니다. 축하드려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울 거예요."





마지막 연설자인 아저씨가 준비해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아저씨의 안녕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아저씨께 물어보고 계속 사진 촬영을 하는데 아저씨의 모습을 찍으니 몸을 틀어 나를 바라봐 주셨다.


나는 께베메르의 도지사를 처음 봤는데 그는 오히려 자길 처음 봤냐며 놀라 했다. 지난번 생루이 도지사를 봤을 땐 그냥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오늘 께베메르 도지사는 제복 같은 것을 입고 있어서 밀리터리 총괄인 줄 알고 물어봤더니 이곳 도지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마담귀세와 일하고 있다고 했다. 파티세리를 가르친단 말에 자기를 위해 케이크를 구워달라고 요청하셨다. 조만간 만들어 찾아가겠다고 했더니 나를 그의 집에 초대해 주셨다. 내가 일하러 가는 기관에 가는 길에 그의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게 도지사의 사무실인지 오늘에야 알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고 " 아 거기!!!"라고 했더니 모두들 재미있다는 듯 폭소했다. 조만간 케이크를 구워 놀러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렇게 요리하고 싫다고 발버둥 쳤던 내가 이곳에서 이렇게 영악하게도 적응하는데 써먹고 있는 요즘이다. 마지막까지 도지사가 자기 이름 뭐냐고 확인까지 했는데 까먹어버렸다. 성이 까-라는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무슈 까 라고 불러야겠다.


께베메르 도지사와 그의 와이프, 그리고 우리 앞집 아저씨


선물 증정식으로 끝으로 간단한 만찬을 하고 세리머니는 끝날 수 있었다. 어릴 때 포항 해병대 군부대 안에서 휴가를 보낸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할 군부대 나들이기에 20년이 넘도록 마음 깊히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또 경험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다. 오랜시간 기억할 것 같다. 다음 달 돌아올 명절인 따바스키(라마단이 끝나고 두 달 뒤의 명절)를 아줌마네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 기관장님도 초대해 주셨지만 다음 명절을 기관장님댁에서 보내고 이번엔 먼저 초대해 주신 아줌마네서 보내기로 했다.


새로운 앞집 아저씨와 이제 떠나는 무슈 자, 마담 자와 사진을 찍었다. 새로 온 아저씨도 꽤 친절하신 것 같다. 하지만 아줌마가 안 계시고 아저씨 혼자 계신 것 같아 나의 일상이 조금은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하던 찬라, 새로운 앞집 아저씨가 말한다.


"종종 일본어 좀 알려줘"

이 말에 나의 앞집 아줌마가 말한다.


"일본인 아니야. 한국인이야"


역시 나의 든든한 백! 그리고 한국어를 가르쳐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곳을 떠나 아줌마 아저씨가 집에 데려다주셨다. 우리의 집이었는데 아줌마가 너의 집이야 라고 하니 괜히 마음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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