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이 여행하기 좋은 곳인가요?
최근 들어 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의 연락이 접촉되어져 온다. 대부분의 질문들이 서아프리카 여행이 하고 싶은데 인프라가 좋지 않다는 말들과 여행하기에 별로라는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또 궁금하기는 하다는 이유이다. 세네갈은 락 로즈(핑크 호수)나 고레섬 등의 살면서 꼭 여행해야 하는 여행지 몇 위 이런 랭킹에 종종 보이기도 해 호기심을 자극하긴 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파라다이스, 밀림, 동물들 이런 것들을 이곳에서 보고자 하신다면 과감히 나는 말할 것 같다.
"다른 곳 여행하세요"
사실 언어가 되지 않으면 참 여행하기 힘든 곳이 세네갈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하지만 적어도 불어가 되고 월로프어가 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불어만으로도 이곳에서 여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그런 여행자들이 이곳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를 하는 순간 세네갈의 마력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한 번은 띠에스에서 마주친 한 한국인(서로 일본인인 줄 알았다.)은 모리타니에서 넘어와 이곳을 '그냥'지나친다가 띠에스의 사랑스러움에 빠져 지난 4월부터 그곳에 눌러앉았다고 했다. 당연히 세네갈을 빠져나갈 계획이긴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세네갈을 사랑하는 마음이 뚝뚝 묻어져 나왔다. 세네갈은 그런 곳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를 부르고 젬베를 치며 교감을 하는 순간 아프리카, 아니 세상에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변신하는 곳이다. 한 프랑스인 친구는 친구가 이곳에 봉사단원으로 있는 겸 해서 여행을 왔다가 그 봉사단원은 프랑스로 돌아가고 여행자인 A군은 세네갈에 한참을 잔류했던 적도 있었다. 프랑스어가 가능하면 월로프어도 금방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네갈래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 A군은 1년씩 산 우리보다 유창하게도 월로프어를 구사하는 모습에 처음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유창하게
"버그나 젼데 카페! (나 커피 사고 싶어)"
"암가 카페? (너 커피 있니?)"
하는 모습에 내 피부색은 생각지도 않고 뚜밥이 월로프어가 유창하다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한국인의 친근하지 않은 불어 덕분에 여행하기 좋으냐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할지 머뭇거려질 때가 많다. 음식도 너무나 한국사람에게 잘 맞는 편이고(물론 조금 기름진 편이나) 최근에 먹었던 오동통한 생선으로 만들어진 쩨부젼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전혀 불어를 하지 못하는 젊은 친구가 이곳에서 몇 달씩 지내며 불어를 배워나가는 과정을 보기도 했고 또 불어를 한마디도 못하지만 저 아래 지겐쇼르에서 모리타니 국경으로 넘어가는 한국 젊은 처자를 보기도 했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세네갈은 그녀의 여행에서 휴식과 같은 곳이라고 했다. 세네갈래들은 언제나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항상 5명이 밥을 먹지만 적어도 8-9인분의 밥을 준비해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도 함께 밥 먹을 수 있는 준비를 해 둔다. 손님이 찾아오지 않으면 길거리의 아이들 딸리베에 나눠주기도 하고 집안일을 봐주러 온 전기공에게 갑자기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하지만 함부로 또 너무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언어가 전혀 되지 않고 그저 '관광지'만 둘러보고 간다면 쌓여진 쓰레기 더미에 실망감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저 쓰레기가 어떻게 쌓이게 되었고 이들의 습관은 어떤 문제가 있고 또 저것들을 치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더러운 세네갈'로 기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그런 이유로 간단한 월로프어를 정리하고 있는데 내가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언어를 간단하게 정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고 시간이 꽤 걸리는 일임을 자각했다. 여전히도 내게 계속 던지는 질문이다. 세네갈은 여행하기 좋은 나라인가요?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도시나 조금 배운 사람들은 불어가 통하지만 시골로 갈수록 불어가 통용되지 않는 곳이 많다. 혼자서 사색하는 여행하기엔 좋은 나라가 아니다. 함께 떠들고 웃고 울며 춤추고 노래하기 좋은 나라, 또 이곳에서는 언제나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 세네갈래들이 있는 나라다. 본인의 여행 스타일을 조금 더 고려해보고 언어 수준을 더욱 고려해보고 온다면 떠나가더라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나라가 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이곳에서 그런 여행을 했던 내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다시 돌아오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각자의 나라에서 노력하고 있을뿐더러 세네갈이라는 향수에 아파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만큼은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빈따가 빠른시일내에 간단한 월로프어회화 리스트를 올려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니까 얼른 정리하라고.... 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