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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콩 Jul 12. 2017

again Camino de Santiago.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다. 다시 여행을하기로 했다. 모두들 해외에서 일을하건 봉사를 하건 거주를 하면 여행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같은 장소라도 거주하는 것과 여행하는것은 전혀 다른 장소의 색깔을 나타낸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세네갈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만나면 세네갈을 여행하는 기분, 혹은 그전의 나라와 다른 점들을 물어보곤 한다. 나는 사실 한곳에 오래머무는것을 잘 못하는 편이다. 궁둥이가 가벼운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도 뿔뿔 잘만다닌다. 2년간 세네갈에서 머물며 많이 성장하기도 했지만 한곳에서 안정적인것에 안주하며 산다는것 또한 나에게 주는 두려움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세네갈을 떠나며 어떤 모험을 할까 쉬지않고 고민을했다. 얼추 완벽한 플랜이 만들어 졌을 때 쯤, 나는 스스로 선택을 하고 확신만 가지면 되는 상황이었고 긴 시간 준비하고 정보조사를 했기에  완벽한 플랜이었다. 하지만 오랜 나의 친구로부터 한가지 제안을 받았고 지난 1년을 고민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선택이라는 것을 해 버렸다.


혼자 하는것보다 두려운 것은 함께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혼자의 시간이 너무나 길고 익숙한 탓이 아닐까.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많은 친구들과 함께 성장해 왔지만 오롯이 무언가를 함께한다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다. 언젠가 나는 결코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무언가 같은 방향을 맞추어 한걸음 나아간다는 것이 낯설기도 할 뿐더러 방법을 잘 몰랐던 탓도있는 것 같다. 나이 30살이 되어서야 함께한다는 것을 배워보려 한다. 여행이 시작되기전부터 잦은 티격태격으로 두렵고 걱정이 8할이라지만 길 위에서 싸워봐야 길 아닐까.


두려움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가본능기능중 하나이다. 때때로 그 두려움은 모험을 방해하기도 하고 사랑을 포기하게도 만든다. 안정적인 삶이 두려운 이유는 그 안정적인 삶에 익숙해짐과 동시에 벗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너무나 안락하고 편안하고 깨어나기 싫은 쇼파에서 일어나 그 쇼파를 팔려고 한다.


3개월 후, 대서양을 건너 다시 길위에 서기로 다짐해 본다. 새로운 안락한 쇼파를 찾으러. 혹은 그것이 해먹이 될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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