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에는 길거리의 아이들이 참 많다. 일명 딸리베라고 불리는 아이들인데 열심히 동냥하러 다니는 아이들이다.
세네갈에는 다른 나라의 이슬람과 다른것들이 너무나 많다. 다른 무슬림들이 보면 저것은 이슬람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세네갈의 이슬람에는 마라부라는 존재가 있는데 종교적 선지자 정도 되지않을까 싶다. 특히 힘이있는 마라부의 경우 큰 시위가 있거나 국민들의 정세가 불안정할 경우 정부의 부탁을받아 진정시킬 정도로 힘이 큰 편이다. 어떤 마라부는 TV광고에 출연하기도하고 각양각색의 마라부들이 존재한다. 각 종파별로 마라부가 있는데 지난 5월인가4월에는 띠아원에 있는 큰 마라부가 사망했다. 당시 마라부가 사망 전 본인의 죽는 날을 미리 예견했었다고 한다. 그날따라 건기임에도 먹구름이 아주많이 꼈었는데 오늘 날씨가 이상하다는 나의 말에 한 친구는 마라부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친구의 말에의하면 오로지 알라만 믿기때문에 마라부를 믿는것은 아니고 그 마라부를 존경하고 좋은 말들을 세겨듣는것이라고 했다. 마라부라 함은 예지자, 선지자 정도에 해당하는것이 아닐까? 많고 많은 딸리베들이 코란을 목적으로 다라라는 곳에서 거주하고 먹고 공부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동냥하며 구걸을 한 것을 다시 다라로 가져간다. 이 아이들은 언젠가는 마라부가 되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마라부는 딸리베출신이며 마라부가되기위해서는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고 들었다.
처음에 이곳에 와 딸리베를 보며 동정도했다가 미워도 했다가 많은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다.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온 날에는 가라고 힘껏 소리를 질러도 더몰려들기 쉽상이었다. "사라-" 하고 손바닥을내밀며 오면 돈을 달라는 뜻이다. 어떻게 외웠는지 무슨내용인지도 모를 코란을 외며 졸졸 따라오는 꼬마녀석들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곳 세네갈은 "떼랑가" 라고 환대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음식을 항상 넉넉하게 준비해 남겨 딸리베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최소 한번이상의 선행을 베풀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딸리베들의 핫한 타임은 아침이다. 부띠끄에서 빵을 얻어먹기도 쉽고 잔돈을 받기도 쉬운것이다. 또 세네갈래 마음이 땡볕에 자고있는 딸리베를 보면 깨워 그늘로 보내기도하고 굶어죽어가는 애들을 보면 밥을 챙겨주기도 하는 것 같다.
초반 동네에 새로운 외국인이왔다는 소문이났는지 많은 애들이고 어른이고 쫓아와서 돈달라 했었다. 그럴때면 내가 왜 너에게 돈을 주어야하는지 설명해달라고 했다.
첫번째, 나는 외국인임으로 돈이 많다.
두번째, 본인들은 일을 하지않아 돈이 없다.
세번째, 세네갈은 매우 가난하다.
대부분 들어온 이유들이었다. 나는 여행자도아니고 부자도아니고 이곳에 앞으로 살아야하는 사람이기에 돈을 자주 주지는 않았지만 나와 말씨름을 끝까지해 의지를 보이는 경우이거나 정말 목이말라보이는 경우 물값정도는 주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씨름이 있다.
나 : 왜 나에게 돈을 달라는거야?
아이: 나는 돈이없으니까!
나: 일을 해서 돈을 벌면 되잖아
아이:돈이없어서 밥을 못먹어서 힘이없어서 일을 못해
나: 내가 돈 주면 밥먹고 일을 할테야?
아이 : 음.. 아마도 인샬라!
나: 약속할테야?
아이:응..인샬라!
나:정말이지? 내일또 찾아오면 안돼! 오늘일해서 내일먹을것을 마련해!
100세파주면서 드럽게 잔소리를 했던 나였다. 사실 세상엔 공짜가없다고 생각했지만 1월에 휴가를 다녀오고나서야 너무나 무식하고 잘못된 사고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탄자니아에 도착하니 구걸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한두어명 봤을까. 하지만 나를 더 충격으로 몰아넣은것은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않고 돌을 깨는 일을 하는것을 봤을 때 였다. 세네갈에서 우리아이들에게 돈달라하지말고 일을 하라고 했던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고 민망해지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은 일을하는것도 아니고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을 받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것을 선입견과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휴가를 보내고 달라졌던 나의 모습은 아이들과 더욱 살갑게 지내는 것이었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사라-"하고 손을내밀면 나는 그 손바닥에 하이파이브를 하며 "봉쥬르!"하고 인사를 했다. "사라-"하지말고 인사를 해달라고 했다. 인사를 먼저 해야한다고 하면 부끄러운지 슝-가버리거나 종종 알아보는 아이들이 내가 시장을 가는길이면 씩 웃으며 누가누가 더빨리걷나 씨름도 하고 더욱 살가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8월말부터 2주간 세네갈 여행와 휴양을하며 국내휴가를 보내고 께베메르로 돌아와 어제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랜만이라 반가운듯 딸리베들이 쪼르름 달려오며 손바닥을 돈을달라는듯 내미는것이 아니라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위로 내미는 것이었다. 한명씩 손바닥을 마주쳐주고 지나가려는데 한녀석이
"사라-" 하길래 늘 그랬듯 "아물!! (없어!)"라고 하려했더니 뒤에녀석이 선수치며 내 흉내를 내듯 "아물~~~"하고 깔깔대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