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짐

한 단어로부터 오는 생각7

by Esther Jo

살다보면 기반이 흔들리는 일이 때때로 찾아온다. 어딘가 매우 깊은 곳에서부터 엄청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완벽하고 철저하게 무너질 때 말이다.


나는 이 때를, 감히, 기회라고 말해보고 싶다. - 무너짐이 기회라고? - 물론 무너짐 속에서는 바로 잡을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분명 불안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고 철처하게 무너져버린 곳에서는 분명 새로운 무언가를 쌓아 올릴 수 있게 된다. 다시말해, 성격을 포함해 오래된 습관이나 고질적인 문제, 자각하지 못했던 본인의 단점이나 못된 버릇을 '제.대.로' 알아낼 수 있는, 일생일때 절호의 찬스라는 말이다.


바다는 폭풍우가 휘몰아쳐야 활력이 돋는다. 모든게 엉망인 것처럼 섞여버리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불순물들을 떠나버리고 새로운 공기로 정화가 된다. 마찬가지이다. 사람도 가끔 한번 삶의 기반이 엎어져야 새로운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머무는 것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주관'이라는 명분에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않았는지, '지조'라는 명목으로 무의미한 아집을 내세우진 않았는지, '신념'이라는 자존심으로 보잘 것 없는 허영을 떨지 않았는지 알아낼 수 있는 기회들. 강산은 변해도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몇 없는 시간. 물론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도 빠르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가 왔을 때, 뒤엎어버릴 수 있는 용기를 낸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정체되어 있던 것들 무너트려보자. 자신이 알아채지 못했던 혹은 알아채고 싶지 않았던 부조리함 찾아내어 무너짐을 통해 얻을 새로운 활력을 기대해보자. 분명, 생각보다 훨씬 멋지고 짜릿한 도약과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족'이란 것은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감사한 것은, 우리는 그 부족함을 유지하고, 채울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조금 더 건강하고 바른 사람이 되길 바라기에 나는 나의 기반이 흔들릴 때가 온다면 언제나 채움을 선택하고 싶다. 또 깨트리고, 또 새롭게 빚어야하는 그릇이겠지만 그것이 아프더라도 힘들더라도 나는 언제나 채움을 선택하고 싶다. 한번 살아가는 소중한 나의 인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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