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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elsilvere Dec 29. 2015

컨템포러리 스피치

Contemporary Speech/ 현대적 말하기

Untitle 1968, Barnett Newman



현대적이다!

현대적 그림이다!

현대적 작가다!

현대적 발상이다!


우리는 현대를 살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적이다! 라는 문장의 뜻을 잘 알고 있는 이, 몇이나 있을까?

나 역시도 현대적이다! 라는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두루 보면서

(Mark Rothko, Barnett Newman 등등)

음...

이걸 어떻게 하면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어떤 문장으로 연결하며 그리고 감성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히 현대적인 단어를 사용해 말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를 한참을 고민하다

그렇다면 "현대적이다" 라는 문장과는 대조적인 문장을 찾아서

비교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르네상스가 번창하던 시기, 1500년대 미켈란젤로의 그림,

우리 모두가 너무 잘 아는 그 그림을 볼까?

시스티나 성당 벽화, 1505-12년,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현대적이다!

라는 문장보단 사실적이다! 라는 문장이 어울릴 법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리 사실적이지만도 않다.

신화를 그린 것이고

우선, 남자의 근육이 너무 시적이다. 일반인이 저렇게 근육을 만들려면

하루종일 짐에서 일 년 정도 매일 같이 근력운동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닿을까 말까 하는 장면의 신화적 요소 역시 사실적이라고 하기엔

조금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성당에 들어가 웅장한 벽화를 보는 순간

믿지 않던 신을 믿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압도되는 느낌은 떨칠수가 없을 것이다.

선이 살아있고 형태가 현존하며 색과 음영의 조화가 사실적이다.

이것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현실적, 사실적, 신화적 요소를 두루 갖고 있는

당대의 시대상을 모두 반영하고 있는 그림이다.

르네상스?

르네상스 시대는 14세기 말부터 시작되 16세기까지 이어진

재창조, 재인식, 재수용 의 시대적 현상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시작과 끝은 예술적 요소로 가득차 있었다.

그들도 새로운 시대를 꿈꿨다. 그리고 새롭다는 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유에서 유를 더하는 것이고

그 행위는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사실적 묘사를 하지만 신화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그려냈다.

신과 인간의 동등함, 인간의 모습을 입은 신의 형상을 그리며

더 다른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렇다면 원론으로 돌아와 "현대적" 이란 무엇일까?

사실, 정의내리긴 어렵다.

왜냐하면 이 시대가 여전히 현대적인 흐름으로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를 평가하거나 규정짓기 위해선 그 시대가 흘러가야 한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땐 몰랐던 그 사람에 대한 객관성이

헤어진 다음,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멀어진 후에야

드러나는 것처럼 시대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오늘 난, 시대상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말하기, 컨템포러리 스피치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하는 것이었기에

한 단어로 규정지어 컨템포러리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그림은 어떠한가?

Study for a Self-Portrait—Triptych, 1985–86, Francis Bacon



자화상, 본인을 그린 모습을 현 시대 작가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그려낸다.

농밀한 본인의 자아를

몇가지 색을 쓰지도 않고 그냥 슥슥 그려낸 것 같지만 사실,

물감이 번진 것 같은

형태가 온전하지 않은 얼굴은

모딜리아니가 사람들 얼굴에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은 것과 흡사한 것 아닐까?


The Voice, Barnett Newman , 1950







로스코 만큼 사랑하는 바넷 뉴먼의 그림을 보자.

더군다나 이 그림의 제목은

"The Voice"













"말하다"

그리고 현대적으로 말하다.

라는 문장이 갖고 있는 뉘앙스는 아마도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모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

+

목적성

+

설득력

+

시간의 관성을 거스르는 듯한 빠른 템포

+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그 무언가

+

체온의 음역

+

.

.

.




"언니, 저는 원래 영어를 못하는 구강구조를 갖고 있대요. 혀 안, 무언가를 절개해야만 하는 구조인데

발음이 좋은 게 신기하다고 기적이라고 하셨어요!"

라던 어느 아가씨가 떠오른다.

그녀는 들뜬 듯 본인 이야기를 쏟으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요즘 애들은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 혀를 찢는 수술도 받는대요."

라고.

별 생각없이 주고 받은 대화였지만

내가 만약 누군가처럼 배가 불러

10개월을 정성들여 세상에 내놓고

그 아이를 공들여 키우기 위해

다른 엄마들처럼

날 닮은 아이의 혀를 잘라주며

"얘야, 다 너를 위한 것이란다!"

라고 말하는 엄마가 된다면 아마,

견디지 못할 것이다.



몇 달 동안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미국에서 10년간 공부하고 돌아와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학원을 운영하고 계신 분께서 물었다.

"왜 영어를 배워요?" 라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제가 한국말로 말하는 모든 문장을 영어로 말하고 싶어요."

그분은 이렇게 답했다.

"별씨의 한국어 수준이 너무 높아서 쉽지 않을 걸요?" 라고.



조금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것 같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현대적 말하기 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단순하게 설명해 본다면 바로 이것이다.


직관적 말하기




단순하지만 보잘 것 없지 않고

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감각인 직관을

스피치에 덧입혀 볼까 한다.

아이스크림이 살아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하겐다즈 딸기 아이스크림을 한 입 가득 먹는 순간

아, 이게 행복이구나 -

싶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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