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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라이닝 Oct 28. 2022

나에게 친절해도 돼

나를 위한 굿 바이

살면서 누구나 이별을 한다. 살면 살수록 공간과의 이별, 사람과의 이별, 일과의 이별, 사랑과의 이별, 관계와의 이별이 잦아진다. 그 모든 이별에는 '굿 바이'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마무리'에 집착하다 보면 더 험한 꼴을 보는 경우도 많다.


완벽한 이별은 없다. 가능한 이별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매순간 이별하고 있다. 그 이별을 기록하기 위해 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가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숨막히는 시간의 간극. 결국 시간이 모든 걸 바꿔 놓는다.

정물화를 그리기 위해 둔 사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도 바래지고 어느날 썩는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머문 시간에 따라 썩거나 있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버려진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것들과의 과감한 손절이 필요하다. 에너지 뱀파이어에게 나를 뺏기지 말아야 한다. 과감히 이제 그만하자, 너무 진이 빠진다는 말과 함께 나는 관계를 정리했다. 이제 더 못 받아줄 거 같은가? 그만하라.


내 주변을 돌이켜보니 내 자신이 감정쓰레기통이였구나를 깨닫는 경우가 있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갇혀 가족, 친구와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만 주다 보니 나까지 더 우울해지고 매사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인생 독고다이다. 스스로의 문제에 갇혀 자신의 감정을 주변에 쏟아만내면 결국 아무도 곁에 남지 않는다. 서서히 '질린다 질려'라는 말과 함께 떠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 독고다이 세상에서 잘 혼자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나에게도 친절해도 돼


오랜 기간 떠나보내고 떠나왔다. 그 시간을 기록하면 언젠가는 나의 모든 이별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부터 '거울을 보고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기'를 실천해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한 번도 거울을 보면서 웃어본 적이 없다. 스스로에게 '그래 오늘 하루 수고했다', '오늘도 애쓰지 말자'라며 나를 다독여준 적도 없는 듯하다. 아침부터 화를 쏟아내던 부장의 쓴소리, 아침이면 출근하면 닥칠 일들이 두려웠다. 심장 터지는 그 출근길에서도 나에게 웃어준 적이 없다. 심지어 교통사고라도 나서 좀 누워 있고 싶었다.

심장이 떨리고, 불면의 밤을 보내면서 옆으로만 몸이 큰 거울 속의 나를 보며 한번 힘껏 안아줄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든다. 마트에서 맥주 4캔 만원을 고를 때만큼이나 오늘 하루도 잘 견뎌준 나를 반가워해주고 위로해주는 하루가 되길, 오늘도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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