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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훈 Oct 30. 2022

후기

사물의 우연  : 마지막 서랍

이 글들은 몇 년 전에 써놓은 것이었다. 

살아오면서, 카피라이터를 하면서, 대학 강사를 하면서 젊은이들이 애지중지하는 물건이나 특별한 공간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써 보자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쭉 썼다. 써 놓고 나니, 분량이 제법 됐는데(A4, 11p, 151장), 어디 보낼 생각은 안 했다. 내가 읽어봐도 뭐, 좀 특이하긴 해도 어떤 부분이 재미있다고 콕 집어 말하기 뭐한 것 같아서. 그렇게 한몇 년 묵혀 뒀다. 


그러다 브런치에 내 글을 읽어주는 이들이 조금 늘어서, 이 분들이라면 이런 글도 재미있게 읽지 않으시려나, 하는 생각으로 연재를 하기 시작했다. 8월부터 대략 3개월 간. 그 사이 우리 팀은 정신없이 바빴고, 집이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바람에 4주 간 처남 집에서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연재를 쉬진 않았다. 이미 써 놨던 글에 새로운 생각을 덧 대고, 고치고, 제목도 바꿔서 연재를 다 했다. 매거진 제목은 연재하기 직전 생각한 것이다. 글 꼭지의 제목도 업로드 직전 바꾼 것이 몇 개 있다. 누가 읽기나 할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읽고 반응해주셨다. 감사하다. 어떤 생각으로 이 글들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뭘 쓰지?

지방에서 카피라이터로 버텨 온 세월에 대해 써 볼까 한다. 모든 생업의 주체에게 자신의 일은 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 생업의 밖에 있는 사람에겐 그저 일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 업을 20년 한 것이 내게는 엄청난 일이지만 다른 이에겐 뭐 그리 대단한 사건이겠나 싶어서, 이 글들 또한 쓰기-그렇다. 이 글들은 앞선 다른 글들과는 다르게 구상만 해놨을 뿐 초안은커녕,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제부터 써야 한다-가 망설여진다. 


뭐, 그래도, <사물의 우연>처럼, 누군가 열심히 읽어주는 사람이 있겠지? 하는 무책임한 마음으로 글을 써볼까 한다. 그래도 서너 꼭지는 미리 써 놓고 시작해야 하니까... 보자... 한 11월 중순쯤부터 연재가 되지 않을까?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새 글로 만날 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고 하루를 만끽하며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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