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에서 읽은 책 2
애가 있기 전, 아내는 여행을 싫어하는 나와 여행을 가기 위해 갖은 구실을 갖다댔다.
예를 들어 고쿠라에 갈 때는 마스모토 세이초의 고향이니 추리소설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꼭 가봐야 한다고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곳은 은하철도 999 원작자의 고향이었고 예의 그 원자폭탄 투하 때 폭격대상이었으나 흐린 탓에 표적이 나가사키로 바뀌어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명탐정 코난의 배경이 되기도 했고.
이런 시시한 얘기를 잘도 재미있게 하는 것도 하루키의 재주다. 아마 앙앙이니까 더 어깨에 힘 빼고 썼겠지?
기회가 돼서 하루키처럼 아가씨들 잡지에 글 한쪽이라도 의뢰받으면 꼰대 같은 가오 잡지 말고 큭큭 거리게 써야지 다짐한다.
"ㅋㅋ 이 아저씨 똘아이 아냐."
대충 뭐 이런 반응이 나올법한.
목공예 교실에서 진지하게 나무를 깎고 있는 딸을 기다리고 있다.
마을의 작은 도서관인데 내 책을 두권이나 가져왔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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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머 감각이 이상한 건가?
두 번째 읽는데도 여전히 큭큭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