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에서 읽은 책 47
설거지를 하면서 아침에 쓴 글과 다시 읽고 있던 책을 생각하다가, 그리고 날 사랑했던 연인들에 대해 생각하다가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이라도 연애를 했다면, 좋은 추억을 갖고 헤어졌다면,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린 자기 자신을 멋있고 예쁘고 능력 있고 성격 좋으며 심지어 섹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그런 사람이라고 믿고, 그런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사는 것이 한때 나를 선택해서, 나를 사랑했던 그 좋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설거지를 했던 탓일까? 기네스 맥주잔을 깼다. 감독이 일부러 챙겨준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