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아기 길냥이 형제

아기 길냥이 두 마리와 우리의 인연

by 사나래

11월 추위가 제대로 시작하는 때였다.

해마다 김장을 친정에서 연례행사처럼 해오던 나는 그 추운 주말에 김장 행사를 하러 남편과 떠났다.

그즈음에 우리 보일러실에 꼬질꼬질한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출현했다. 작은 딸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길냥이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해 한참씩 앉아서 동무해 주다가 돌아오곤 했었다. 가끔 "엄마, 오다가 너무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만났는데 엄마가 없는 거 같아요. 우리가 데려다 키우면 안 될까요?" 한다. 나는 단 칼에 잘라 버린다.

고양이는 안돼... 우리는 초코(우리 집 강아지)만 키우자...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남편은 보일러실에 월동준비를 하러 나갔었다. 그때 새끼 고양이들과 처음 조우한 것이다. 남편의 발꿈치를 졸졸 따라다니는 새끼 고양이를 외면하지 못한 남편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했다. 아빠의 그런 모습을 놓칠 리 없는 작은 딸이 참치캔을 열어서 먹이를 가져다주고는 새끼 고양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 가족들, 제발 거기까지만 합시다. 플리~~~ 즈!!”




친정에서 김장 도우미로 한창 바쁜 시간에 딸들에게 연락이 왔다.


“엄마!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늘 밤 냥이들이 얼어 죽겠어요. 현관까지만 들여놓을게요”


어쩌랴… 생명이 얼어 죽는다는데… 오케~~ 현관까지는 양보하자.
김장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뿔.싸.!!!!
냥이들은 현관이 아닌 작은 딸애 방에서 떡하니 야옹거리며 있었다.


너무 꼬질 해서 눈곱만 떼 주려고 데려왔더니 눈에는 눈곱이 붙어 눈도 못 뜨고 응가는 또 항문에 달라붙어 똥도 못 싼다고… 아이고…


잠옷 주머니에 쏙 들어가던 마리


고양이 용품은 아무것도 없는데 새끼 냥이들은 너무나 꼬질했다. 일단 세균이 많이 묻어 있을 거 같아 급한 대로 데톨로 씻어주었다. 말라붙은 똥도 떼 주고…

한 달만 키워 예방접종까지만 해서 시설로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작은 딸의 눈물겨운 애원은 우리 부부를 꺾고 승전가를 울렸다. 결국 남편은 휴전의 의미로 캣타워를 사 오고 사료를 주문하고 고양이 용품들이 배달되어 왔다.

창문 위로 수없이 점프를 하며 우리 집에 들어오겠다던 녀석들, 기어코 우리 집에 들어 오고야 말았다.

그렇게 인연이었던 거다. 인연이라는데 말릴 재간이 없었다. 꼬질꼬질하고 크기가 꼭 주먹만 한 새끼 길냥이 형제와 동거가 시작되었다.


창문 위로 수없이 점프를 하며 우리 집에 들어오겠다던 녀석들

우리는 아기 길냥이들과 그렇게 인연의 줄로 메인 것이다.

그때부터 결코 뗄 수 없는 가족 관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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