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고양이는 정말 앙숙일까?
새끼 냥이들이 집에 들어오고 우리 집에는 꼬물이가 세 마리가 되었다. 호기심천국인 귀염 댕댕이가 냥이들 옆에 가겠다고 안절부절이다.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라기에 혹시라도 해코지할까 봐 둘 사이에 베를린 장벽 비슷한 장벽을 세워 두었다. 점프를 해도 들어갈 수 없는 높이였다. 그랬더니 우리 호기심천국이가 병이 날 지경이다. 계속 끙끙거린다.
언젠가 산책 길에 길냥이에게 테러를 당해 귀를 다친 적이 있다. 바로 병원으로 가서 응급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면서도 우리 초코는 그 후로도 고양이에 관심이 많다. 고양이뿐 아니라 날아가는 새와 심지어 굴러가는 비닐 봉지만 봐도 끙끙거리고 있다.
딸들과 우리 부부의 철저한 경계 아래 강아지와 고양이의 상봉식을 거행했다. 우리는 긴장감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어라? 기대했던(?) 일은 기다려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귀염 댕댕이와 새끼 냥이들은 그렇게 장벽을 허물고 평화의 모드로 진입했다. 가족의 운명을 감지했던 것일까?
별 탈 없이 아가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얼마나 무럭무럭 자라나는지 1년도 채 안되어 5킬로그램인 댕댕이와 크기가 비슷해졌다.
우리 냥이들 이름은 두루마리다. 허리둘레가 두루뭉실한 갈색 줄무늬 아가는 두루, 검정 줄무늬의 아가는 마리다.
눈곱 꼬질과 항문이 막혔던 아가는 마리다. 아기 때 얼마나 못생겼던지 장래가 염려스러웠다. 그래도 자라면서 환골탈태를 해서 다행~~. 마리는 검은 줄무늬에 꼬리가 아주 길다. 발은 흰 장화를 신은 거 같다. 애교가 철철 넘치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까칠하다. 얘들이 영물이라 우리가 초코를 더 이뻐하는 걸 아는 듯하다. 우리가 퇴근하면 높은 곳에 올리가 내려오지 않지만 딸들이 돌아올 때는 발자국 소리도 알아듣고 야옹거린다. 행복한 일상이다.
이 두 녀석과 댕댕이는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제법 잘 논다. 초코가 좀 일방적이긴 하다. 장난감을 가져와서 두루에게 놀아 달란다. 덩치도 세 마리가 비슷하고 아주 매일이 난장판이다.
누가 강아지와 고양이가 앙숙이라고 했나. 우리 집 아가들을 보면 도무지 이해불가다. 오늘도 우리 강아지와 고양이는 행복한 동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