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

(이 글은 사랑하는 동생이 위암과 사투할 때 쓴 글입니다.)

by 사나래


참 희한한 일이다.

내가 아는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이런 상황에서 이리 침착할 수가 없는 사람인데...

좀 과장하면 '자다가도 지붕이 무너질까 염려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비교적 침착하다.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그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나는 눈물이다.


이 고통의 순간을 함께 하시며 순간마다 피할 길을 열어주신다.


때때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엔 미리 준비해 주시고 때때로 마음을 바꿔 주기도 하시면서 이 시간들을 참아내게 하신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고 사탄은 이때다 하고 밀 까부르듯 나를 흔들어대고 있다. 교묘한 방법으로 나를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사탄은 내가 팔랑귀라는 걸 너무나 잘 안다.


그런데 믿음의 묘미가 여기에 있다. 나약한 상태의 인간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으시고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 8:12~26)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니 감동이다.

역시 하나님은 나약한 인간을 위해서 결정적 순간에 꼭 필요한 장치를 걸어 놓으셨다.

현실을 바라볼 때 암담하지만 그 현실 너머의 주님만을 바라보라 신다.


살다 보면 종종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그것은 내려놓고 싶은 것을 내려놓거나,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토록 원하였지만 그분의 방법과 그분의 시간과 그분의 일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알았을 때 과감하게 내려놓는 것이다.

혹 뭔가에 쫓겨 서두를 때면 어김없이 하나님과의 동행이 깨지고 내려놓기에 실패하고 만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내가 앞장서게 되고 예수님은 내 한발 뒤에 계신다.

내 시간 안에서 내 방법이 우선이지 하나님의 방법을 묻거나 들으려고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뭔가를 간절히 받기 원한다면 그것을 받을만한 상태에 놓여야 한다. 그것은 깨달음에 대한 충성이고 순종이고 복종이다.


엘리사의 시대에 많은 문둥병자가 있었지만 충성을 배웠던 이방의 귀족 나아만 만이 나음을 입었다.

병 고침을 받은 자들은 대부분 질병에서 뿐 아니라 치유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온 가족이 구원받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이러한 패턴은 과거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도 그들과 같은 은혜를 받게 하시려고 기록되지 않았을까?

하루, 24시간 동안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스러진다. 기적은 어찌 보면 한 순간이다. 기적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루, 어쩌면 한순간에도… 오랜 기간 성령의 바람에 의한 이끌림이 있어왔다면 그 결과는 한순간에도 가능하다.


나아만의 기적도 여섯 번 동안 요단강에 몸을 담갔을 때 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순종의 일곱 번째에 이르러서 기적이 일어났다. 여리고성도 마찬가지였다. 여섯 바퀴까지 돌았을 때 아무런 조짐이 없었다.

순종의 일곱 번째 바퀴를 돌았을 때 드디어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이 무너진 것이다.


나에게 위급한 어떤 일이나 나의 근간이 흔들릴 만큼의 걱정거리가 있을 때 흔들리기 쉽다.

하나님께서 개입하시는 일을 때때로 인간의 시나리오로 해석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간절한 기도라는 명분으로 하나님을 협박하고 하나님을 내 방법대로 따라와 주십사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믿고 싶은 마음... 그것이 흔들림이고 오류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흔들림을 알아주시고 평안을 허락하시는 분, 은혜의 하나님이시다.

질병을 치료하는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에게 이미 알려 주셨다.


먼저 참 하나님을 만나게 하시고
그다음 기적의 선물을 받을만한 상태에 친히 우리를 놓아주시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우리가 받은 기적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시는 것이 그분의 은혜이다.

이 은혜를 전하지 아니할 수 없는 감동, 이것이 복음 아닐까?



사진-sixteen-miles-out-83jUT93uA4Y-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