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최선인 사람
예수께서 승천하시고 제자들만 남았을 때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무엇을 잘 할 수 있었을까. 그들은 배움도 짧고 직업도 변변찮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일만한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 구유에서 십자가까지의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복음전도를 위한 말, 유창한 말이었다. 모두가 알아듣는 말, 모든 민족이 알아듣는 말, 더듬지 않고 낭랑한 목소리와 막힘없는 적절한 언어적 표현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성령께서 그들에게 말을 잘하는 은사를 허락하신 것이다.
“불의 혀 모양은 그때에 제자들에게 내려 주신 선물의 상징으로서,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그들이 이제까지 알지 못하였던 언어들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하였다.”(AA, 39)
보고 들은 것을 전하는데 필요한 것, 그 당시 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유창한 말이었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2천년 후인 오늘을 살아가는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든 복음을 위한 것이라면 주께서 허락하실 것이다. 당시의 제자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 바로 깨끗하고 간결하고 정확한 언어의 능력이었다. 성령님은 2천년 전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바로 그것을 허락하셨다.
우리가 이러한 하나님의 능력을 알게 되었다면 반드시 그분께만 우리의 필요를 구할 것이고 그것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면 기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구유에서 올리브 산정, 바로 십자가까지의 깨달음을 삶으로 전했던 제자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가 절실하게 배울 점이다. 권위나 책임에만 매여서 정작 복음은 뒷전이지 않은 지 순간마다 마음을 고르고 살펴야 한다. 하나님의 사업에 특별한 부르심을 받았다면 원수에게 기만당하여 쓰러지기 쉬운 위치에 자신을 두지 않기 위한 애씀과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
우리는 사울의 생애를 안다. 그가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느라 열심이었을 때 그당시 사울로서는 너무도 옳은 일이었다. 그는 그 일을 사명으로 알고 신명을 다했었다. 대체로 사람들은 옳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옳은 줄 알고 한다. 옳은 줄 알기에 그토록 신명나게하는 것이다. 죄를 지으면서 그게 죄라는 걸 알면 많은 사람이 거기서 돌아설 것이다. 매순간 우리가 누구와 연결되어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누구의 사상을 배웠는지, 하나님인지 사탄인지…우리의 신앙이 과연 옳은지 하나님께 여쭐 일이다. 수십 년 동안 유지해온 각자의 신앙이 과연 진리이신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옳지 않은 일에 그토록 열심이었던 사울의 힘을 빼셔서 바울을 만드셨다. 아예 개명을 해주신 거다. 이것은 은혜이다. 오늘 내가 그토록 열심인 일이 과연 하나님께 속한 일인지 만약 아니라면 내게도 같은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간구해 본다.
우리의 공을 그분께 넘겨드림으로 정작 우리 자신의 힘은 빼고 오직 하나님께 속하기를 바라는 것, 이것이 은혜받을 만한 자리에 서는 거다. ‘원수에게 기만당하여 쓰러지기 쉬운 위치’에 내가 서 있는지 매순간 여쭈어보자. 내 힘이 너무 짱짱하면 즉, 내 안에 내가 가득차면 사명을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사울의 힘을 빼신거다. 힘을 빼고 바닥으로 내려져 자아를 밀어낸 사울은 전무후무한 사도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학식과 영향력과 그의 언변과 경험은 사명을 받들어 감당하기에 충분한 사람인 바울로 거듭난 후 드디어 빛을 발한다. 그는 신약의 많은 부분을 기록했다. 그토록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던 사울이 바울된, 은혜로운 경험 이후에 말이다.
바울이 기록한 성경 사도행전은 28장으로 끝이 난다. 많은 사람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도행전 29장은 마지막 미션을 수행 중인 우리가 쓰고 있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사도행전 29장을 기록하려면 우리의 힘을 빼는 법을 배워야겠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저마다의 은사를 받자.
이를테면, 누구에게는 유창한 말을,
누구에게는 구제할 수 있는 재물을,
또 다른 이는 상한 맘을 위로할 수 있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언어를 말이다.
복음을 전하고자 사명을 펼치는 착하고 충성된 종들은 그 은혜를 받을 것이다. 제자들에게 누구나 알아듣는 유창한 말을 허락하신 바로 그분께서 오늘 나의 필요를 살피신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