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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dal Apr 11. 2021

속보) 중년 임박   


TV를 보는데, 한 출연자가 어떤 장소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며 갑자기 이런 말을 던지는 것이었다.


“옛날 사람들 하는거 있죠?, 따라라라 따~.”


따라라라 따, 러브 하우스, 익숙함 = 나이 든 사람이라는 공식이 도출되자 갑자기 뼈를 맞은 느낌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중인데. 사실 예전부터 왜 각 분야에서 ‘청년’의 기준은 35세 일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주로 정부 기관에서 어떤 정책을 시행하며 대상자를 모집할 때 그러했고, 하다못해 성당 청년부의 기준 역시 35세였지만 그 근거를 어디서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중년 임박에 해당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려 치면 누군가는 요즘 30대가 ‘어른이’라 하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간에 개인적으로 30 대란 시간은 인생의 보폭이 조금 느리고 빠른 자들이 가장 많이 공존하는 구간이 아닐까 한다. 20대에 성공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자들보다 조금 뒤처지거나, 40대가 되어서야 안정을 찾은 사람들에 비해서 조금 빨리 자리 잡은 자들이 혼재된 이 곳에서 나는 토끼보다 거북이에 가까울 것이다.     


모두들 백 미터 달리기를 하는 세상에 혼자서 오래 달리기를 해 온 탓에 뒤쳐져 버린 건 아닐까. 속도를 내는 방법을 고민하면서도, 조금 막막하지만 터널 같기도 점선 같기도 한 지금이라는 시간을 나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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