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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Jan 27. 2016

책을 읽지 않는 당신에게 -1- 재미편

RedWriting #28

책을 읽지 않는 당신에게


 해마다 대한민국 성인의 독서량은 떨어지고 있다. 구입비용 뿐 아니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하니 이래저래 책은 위기고 출판사는 힘들며, 작가는 배고프다. 

 

 하지만 책에 대한 예찬은 계속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인생의 진리, 가야할 방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책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읽지 않는다. 


 왜 읽지 않는걸까. 책이 외면당하는 이유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보자.



책은 재미없어요.


 맞다. 책은 재미가 없다.

 과거 아무것도 없던 시절. 긴긴 겨울밤 벽난로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손에 든 책밖에 없던 시절에는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책을 읽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 이외에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근사한 음악이 들리지도 않고, 화려한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지도 않는다. 모든 장면을 독자가 상상해야하기에 책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그래서 책은 재밌다. '상상' 한다는 것. 텍스트와 텍스트. 글자로 이루어진 숲에서 드래곤을 상상하고, 범죄자를 상상하고, 외계인을 상상할 수 있다. 


 내가 상상하지 않으면 언제나 남들이 상상해 놓은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상상은 대부분 재미없다. 


 그래서 나는 원작이 있는 영화라면 반드시 원작소설을 먼저 읽는다. 

 소설의 치밀한 구성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여유로운 시간'(몇날 몇일을 읽어도 된다.)에 비해 영화는 '시간'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스토리의 연계성이 부족할수밖에 없다. 이에 소설을 먼저 읽는다는건 영화를 재미없게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상상 속에서는 너무나 멋졌던 주인공이, 캐스팅 미스로 영화 배우에게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미트리스'는 소설도 영화도 너무 뛰어난 작품이다. 아직 읽지도 보지도 않았다면 강추.)


 상상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먼저 읽자. 그런데 이거 소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아닐까?


 책이 재미없는 또 다른 이유는 재미없는 책을 읽어서 그렇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서재에는 '정의란 무엇인가'와 '21세기 자본' '총/균/쇠' '코스모스' 가 꽂혀 있을지 모른다. 물론 그 옆에는 '스티브 잡스 전기'가 함께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보자. 다 읽었는가? 아니면 다 읽긴 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헛갈리지 않던가?

 '남들 다 읽으니까, 나도 한번~' 하는 마음에 구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내 실망해 켜켜이 먼지가 쌓여가고 책에는 다시금 손이 가지 않게 된다. 


 자. 해결책이 있다.  

 쉬운 책을 선택하자. 서점에 가는게 가장 좋고, 그렇지 않다면 알라딘 / 예스 24 / 리디북스 등의 사이트에 들어가 눈으로 훑어보며 어떤 책이 쉬운 책인지 골라보자. 가끔씩 'CEO가 휴가철에 읽는~' 이런 책 리스트는 무시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CEO가 아니다. 


 어떤 책이 쉬운 책인가?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나에게 쉬운가 쉽지 않은 책인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책을 손에 들어보고 몇 줄을 읽어보자. 착착 감긴다면 이해하기 쉽다면 쉬운 책이다. 어렵다면? 뒤로 미루어두라. 아직 그 책을 읽을 때가 되지 않았을수도 있고 작가가 어렵게 썼거나, 번역이 엉터리여서 그럴수도 있다. 어쨋듯 독자인 당신의 잘못은 없다. 


 인문/교양에 관심이 생겼다면 '논어' '채근담'등 고전 시리즈를 덜컥 구매하지 마라. '책은 도끼다'와 같은 강연 중심으로 된 말랑말랑한 책부터 읽자. '마케팅'을 공부해야겠다면 세스고딘의 책 '보랏빛 소가 온다.'부터 읽어라. 얇고 가벼우며, 읽기도 쉽다. 거기에 Insight 까지 들어있는 좋은 책이다. 


 그냥 책에 흥미를 가지고 싶다면 앞에서 이야기한 '영화의 원작소설'들을 찾아 읽어보자. 궁금하지 않은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의 레이는 과연 누구의 딸인지? '블레이드 러너'의 상징들과 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영화 '해리포터'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소설 '해리포터'에는 더 남아있지 않을까? 만약 '헝거게임'이란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면 원작 '헝거게임' 소설에 더 많은 흥미거리들이 있다는걸 알고 싶지 않은가?(게다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일본 영화 '배틀 로얄' 역시 소설이 원작이다.)


엣지 오브 투마로우 영화의 원작 소설 All you need is kill 과 만화는?


여기서 시작해보자. 



1. 이 글 역시 연재 예정입니다.

2. 책권하는 남자의 책권하는 이야기 (https://www.facebook.com/bookseeker/) 페이지에서 읽은 책들, 좋은 책들을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3. '당신의 책으로 당신을 말하라.'의 저자이며 매주 토요일 '책쓰는 토요일'이란 이름으로 쉽게 자신의 책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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