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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Dec 27. 2019

수없이 모객에 실패하고 깨달은 3가지

#011 오늘도. 폐강


모객.


행사를 기획하고, 강의를 기획하고, 어떤 일을 하던 뭔가 사람을 모아야 하는 이들에게

[모객]은 영원한 숙제다.


정말 괜찮은 콘텐츠와 가격이라 생각해서 오픈했는데

파리만 날리는 경우도 있고,


이건 좀 애매한데 싶어서 무료로 오픈했는데

꽉 차는 경우도 있다.


이건 비싸니까 많이 안올거야 생각하는데 만석이 되고,

무료니까 완판되겠지? 싶었는데 10명 미만이 되어 폐강하는 경우도 있다.

(100명 강의장에 10명이 올때의 두려움이란....)


이렇게 콘텐츠의 기획-마케팅과 모객을 다 신경쓰다보면 귀찮고 어려워서 포기하게 된다.


그동안 많은 모임을 기획했고, 많이 폐강했고, 많이 말아먹어본 프로 폐강러로 판단한

모객이 잘 안되는 이유는 3가지다.


1. 마케팅-홍보가 제대로 안됐다.

 온오프믹스나 네이버 예약이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 근사하게 오픈해놓는건 좋다.

하지만 그 이후에 어떠한 바이럴 마케팅도 하다못해 지인들에게 개별 문자라도 보내는 정성이 없었다.

물론 여기에도 변명은 있다.


'책쓰는 토요일'을 텀블벅을 통해 펀딩했을때

https://tumblbug.com/saturday_book?utm_source=tumblbug&utm_medium=internal&utm_campaign=텀블벅/프로젝트/모든&utm_term=책쓰는


간만에 마치 '결혼식 청첩장'을 돌리는 심장으로 지인들에게 연락했다.

도움을 달라고.


얼굴에 불이 난다는게 뭔지 알겠더라. 지인 영업은 하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왜 제대로 안된걸까.


알고 있는 채널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

페이스북 광고를 돌리지 않았다.

전체 DM을 뿌리지 않았다.

뉴스레터를 뿌리지 않았다.


생각과 생각과 고민과 고민을 더 했어야 했다.

그리고 실행했어야 했다.


2. 히스토리 관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든 모임을 생각해보자.


북링크 - 저자와 책을 읽은 독자들의 모임. 13번 정도 진행했던것 같다.


나라시 18분 - 나라도 바꾸는 시간, 세바시를 보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단 ‘나’부터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생각했었다.

불특정 다수가 모였고, 연사도 특별한 사람이 아닌 그냥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궁금한 사람.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만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 참 많은데...

아쉽다.


산책 - 저자를 만나는 시간

 저자를 만나는 시간 산책이란 이름으로 천그루숲과 함께 모임을 진행했다. 천그루숲의 저자들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와

북토크를 만들고 싶은게 목표였다.

무엇보다도 책이 나오고 나면 신간기념회를 포함해서 알릴 수 있는 루트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하는데

점점 출간회를 잡기는 어렵고, 잡아도 책은 잘 안 팔리고 기타등등.


여튼. 재미있게 진행했던 모임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마감.


백독백습 오프라인모임

 - 주변에 책을 낸 저자들을 모셔서 강연회가 아니라 그냥 맥주 한잔 마시며 대화 나누는 모임. 인원도 8명 이하로 한정.

2019년 꽤 진행했는데 지인의 충고를 듣고 접었다. 언제 다시 할지는 모르겠다.


월간 it 트렌드

 - 2년째 하고 있다. 이건 내가 직접 만들어서 매달 마지막주에 하는 트렌드 세미나.

 강의 기획, 강의장 섭외, 모객, 문자 메시지 등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새롭게 좀 해야지

(참고로 이번달 말에도

https://www.onoffmix.com/event/203953


이외에도 있지만.


히스토리 관리가 되지 않는게 문제다.

히스토리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1)참여자 DB

 제일 중요한 정보다.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 공개 강의의 목표는 이 두가지를 확보해서 다음 제안으로 이어지기 위함이다.

이게 소홀하다면 매번 모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2)진행 내용에 대한 히스토리

 행사와 강의가 끝나고 나면 바이럴 되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후기를 부탁해도 좋고, 직접 작성해도 좋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야하고 시간이 되지 못해 가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게 만들어야

다음번 모객을 성공시킬 수 있다.


3)행사 진행에 대한 히스토리

 진행하면서 생겼던 문제점들. 해결책.

 많은 것들을 기록해 놓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하다못해 안내 문자를 나갔던 내용이라도 잘 보관해 두면 두번 세번 일하지 않게 된다.


3. 내용의 매력도, 강연자의 매력도, 행사 기획자의 매력도


사실 1. 2번을 다 넘어설 수 있는건 3번이다.

음식점의 본질이 맛이듯

강연과 행사의 본질 역시 내용이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일단 와봐야 알 수 있는데 오게 만들기 어렵다는 것.


올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큰 동인은 강연자와 행사 기획자, 내용의 매력도다.


지하철역에서 15분을 걸어야 하는 곳이라도.

엘리베이터가 없이 4층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이라도.

평일 일과 시간에  강의 시간을 잡더라도.

참가비가 다소 비싸더라도


상관없이 통하는건 매력도다.


고로


모객이 되지 않는다면 강연과 행사가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고로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써야 할게 많다.


주변에 모객 천재들이 많다.

한번 열었다하면 금방 50-60명을 채운다.


많이 부럽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천재들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실패를 노력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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